[대중음악]조규찬 “첫사랑 기타로 돌아왔습니다”

  • 입력 2005년 3월 29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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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규찬(34·사진)이 30일 8집 음반 ‘기톨로지(Guitology·기타학)’를 발표한다. 2003년 12월 7집 ‘싱글 노트’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그동안 그는 여러 가지 변화를 겪었다. 7집을 낼 즈음 CBS 라디오 ‘꿈과 음악 사이’(매일 밤 10시)를 진행하는 DJ가 되었고, 지난해 6월에는 가수 해이(Hey·27)와 결혼해 ‘노총각’ 딱지를 뗐다. 그가 만든 ‘기톨로지’는 과연 무엇일까.》

● 기타학 조규찬의 8집 음반 주제는 ‘록으로의 회귀’다. 1993년 솔로 데뷔곡 ‘추억#1’이나 1997년 4집 타이틀곡 ‘믿어지지 않는 얘기’ 같은 발라드나 2001년 6집 타이틀곡 ‘베이비 베이비’ 같은 리듬 앤드 블루스 곡을 조규찬은 피아노 건반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기타 줄을 튕기며 노래를 한다니 뭔가 단단히 결심한 듯하다.

“초창기 제 음악은 기타 연주가 많았죠. 그러다 무작정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어 발라드, 펑키, 리듬 앤드 블루스 음악을 한 겁니다. 하지만 너무 세밀하게 음악학(音樂學)적으로 접근한 것 같아서 답답했죠.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다시 기타를 잡았어요.”

그는 이번 앨범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었다. 화려한 코러스도, 다양한 악기 연주도 없다. 타이틀곡 ‘잠이 늘었어’는 잠에 취한 듯한 조규찬의 목소리에 나른한 기타 연주가 덧입혀졌다. 두 번째 곡 ‘에브리타임’은 조규찬의 ‘기타학’에 충실한 곡으로 기타의 여러 잔향(殘響)들과 어쿠스틱 드럼 소리가 조화를 이루는 관조적인 모던 록이다.

● 음악학 ‘중견 가수’ 조규찬은 16년 음악생활을 통해 얻은 진리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음악은 ‘손바닥’과 ‘손등’이라는 사실.

“손바닥의 손금에는 제 인생의 앞날이 나타나 있죠. 하지만 뒤집으면 아무 무늬도 없는 손등이 나옵니다. 뭔가 정해져 있는 듯하면서도 늘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도전하는 모습은 마치 저의 16년간의 음악 인생과도 같죠.”

그런 ‘도전’ 때문일까? 조규찬은 지난 16년간 발라드, 댄스, 리듬 앤드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겉포장만 다를 뿐 모두 하나라고 말한다.

“장르는 하나의 단어라고 생각해요. 글 쓸 때 여러 단어를 쓰지만 결국 주제는 하나이듯이 1집부터 8집까지 저의 음악은 하나입니다.”

● 가정학

“결혼요? 단점은 없고 장점만 있는 것 같아요. 정착할 곳이 생겼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제 음악생활에 안정을 찾은 것 같습니다.”

조규찬은 해이의 내조 덕분에 8집 음반을 편안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 보답으로 결혼식 날 해이에게 불러준 곡에 ‘아이 러브 유’란 제목을 붙여 이번 음반에 실었다. 4월 말 ‘아빠’가 되는 그에게 음악과 가정은 어떤 관계에 있을까? 대답은 의외였다.

“이번 음반에 해이 씨가 참여하지 않은 것에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죠. 저는 제 음악에 가정을 귀속시키고 싶지는 않아요. 음악을 그만두는 순간까지 저는 ‘청년 조규찬’이기 때문입니다. 음악적으로 계속 탐구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잃고 싶지 않아서죠.”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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