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이가희 '촉촉한 눈망울의 촉망받는 신인'

  • 입력 2001년 12월 3일 18시 15분


가수 이가희(16·광명여고 1년)가 연말 가요계의 새 기대주로 촉망받고 있다.

두달전 나온 데뷔 음반의 완성도가 높고 수록곡마다 다른 느낌이 배어나는 창법이 여고생답지 않다는 평가다. 새음반은 이미 신인의 평가선인 5만장에 다가서는 추세다.

이가희는 1996년 해체한 ‘015B’의 멤버 정석원이 발굴한 신인. 음반 프로듀서로 가요계 복귀를 도모하던 정석원이 수개월에 걸친 ‘탐문’끝에 캐스팅했다. 정석원은 2년전부터 리듬앤블루스를 잘 뽑아내고 나이는 10대 후반, 풋풋한 인상 등의 조건을 따지며 200여 지망생을 테스트한 끝에 막판에 이가희를 구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가희의 새음반은 옛 ‘015B’를 연상시키는 대목이 많다. 편안한 멜로디를 배경으로 치밀한 작곡 기법과 다양한 악기를 구사한 편곡 등. 타이틀곡 ‘바람맞던 날’을 비롯해 ‘밀’ 등에 풍성하게 가미된 합창곡은 ‘대곡’의 분위기도 전한다. 소속사 플래티넘 엔터테인먼트측도 “이가희의 음반은 O15B의 옛 팬들이 먼저 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면 문제는 이가희의 홀로서기의 가능성.

음반 프로듀서가 스타였던 까닭에 자칫 가수가 그 그늘을 벗어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가희는 이에대해 “음반 제작을 하던 중 10대 감성을 표현하는 가사 등에서 내 의견을 크게 반영시키며 내 세계를 보여주려 했다”고 말한다.

음반의 수록곡에서 비치는 이가희의 얼굴은 무척 많다. 첫 수록곡 ‘밀’에서는 떠난 사랑을 처연하게 보내는가 하면 ‘서릿발’에서는 ‘당분간 밤길 조심해라’며 모진 경고를 보낸다. 그런가하면 타이틀곡 ‘바람맞던 날’에서는 떠나는 남자을 붙잡기 위해 예쁘게 보일려고 하는 여자로 돌아서기도 한다. 그만큼 이가희의 곡 해석력은 “타고났다”는 평을 듣는다.

10대의 나이에 이처럼 넓은 폭의 감정 표현이 어떻게 가능할까.

“글쎄요. 세상 경험은 많지 않으나 노래에 대한 팬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느낌에만 충실했습니다. 정석원씨로부터 받은 노래의 뜻을 내 고유의 시각으로 해석하는 데 힘을 기울였습니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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