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137>무역(貿易)

  • 입력 2004년 12월 5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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貿는 貝(조개 패)와 卯로 구성되었는데 卯는 소리부도 겸한다. 貝는 조개화폐를 뜻하고, 卯는 갑골문(왼쪽 그림)에서 어떤 것을 두 쪽으로 대칭되게 갈라놓은 모습이다. 특히 갑골문에서는 희생물을 ‘두 쪽으로 갈라’ 제물로 바쳐 지내는 제사를 말하기도 했다. 이후 卯는 죽이다, 가르다는 뜻 외에도 ‘나누다’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예컨대 留(머무를 류)는 田(밭 전)과 卯로 이루어졌는데, 들판의 논밭(田)에 낫 등으로 잘라(卯) 남겨둔 수확물을 말하며, 이로부터 남(겨두)다의 뜻이 생겼다. 또 柳는 분리하기(卯) 쉬운 특성을 가진 나무(木·목)를 말하는데, 버들피리에서 보는 것처럼 버드나무(柳)는 물이 오르면 껍질과 속이 쉬 분리되는 속성을 가진다. 후세에 들면서 버드나무는 이별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그것은 멀리 떠나는 사람에게 버들가지를 꺾어 보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劉(죽일 류)는 卯와 金(쇠 금)과 刀(칼 도)로 구성되어, 쇠(金) 칼(刀)로 갈라 죽이는(卯) 것을 말한다.

易의 금문 자형(오른쪽 그림)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지만, 발이 달린 도마뱀을 그렸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도마뱀이 易의 원래 뜻이다. 그러나 고대 중국인들은 도마뱀을 카멜레온과 혼동하였던지 도마뱀이 환경에 따라 색깔을 잘 바꾸고 변화한다고 생각하는 바람에 易에 ‘바꾸다’와 ‘쉽다’는 뜻이 생겼고, 그 때에는 ‘이’로 구분하여 읽었다. 그리고 원래의 도마뱀은 (충,훼)(벌레 충)을 더한 r으로 분화시켜 표현했다.

또 賜는 높은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내리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임금은 제후에게 그가 세운 공에 따라 정해진 물건을 下賜品(하사품)으로 내렸다. 그 하사품은 필요에 따라 다른 물건으로 쉽게 바꿀 수 있는 옥, 비단, 청동 등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賜에는 다른 화폐(貝)로 바꿀(易) 수 있도록 내리는 물건이라는 뜻이 스며 있다.

그런가 하면 주석을 말하는 錫은 순수한 구리를 청동으로 만들 때 첨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이며, 그러한 과정을 거쳐 구리는 솥(鼎·정)이나 鐘(종) 같은 여러 가지 아름다운 청동기물로 태어난다. 그래서 錫은 여러 다른 물건으로 바꾸어(易) 만들 수 있는 금속(金)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볼 때, 貿는 나누어진(卯) 두 편 사이를 화폐(貝)로써 교환하고 바꿈을 말한다. 여기에 易이 더해짐으로써 貿易은 ‘바꾸다’는 의미가 더욱 강조된 모습이 되었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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