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추천 새책]'별의 일생'

  • 입력 2000년 11월 6일 16시 24분


▼'별의 일생' 자이안트 V. 날리카 지음/강동호 옮김/푸른미디어 펴냄/224쪽 8000원▼

별의 한 평생을 다룬 책이 나왔다.

사람 사는 것도 모르겠는데 무슨 '별 타령'이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별의 한평생이 사람의 일생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 의하면, 별들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생존을 위해 투쟁한다. 별의 일생은 화려하게 타올랐다 사라지는 불꽃같지 않다. 오히려 장마철의 먹구름 같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원제목처럼(검은 구름에서 블랙 홀로:From Black Clouds to Black Holes), 별은 태어날 땐 먹구름이었다가 죽을 때는 보이지 않는 구멍이 된다.

별은 우주의 먹구름이 단단하게 뭉치면서 탄생한다. 아이가 자랄 때 누군가의 힘이 필요하듯이, 별들이 단단해지려면 중력의 힘과 외부의 자극(다른 별의 폭발)이 필요하다고 한다.

청춘기의 별들은 내면을 성숙시킨다. 처음에는 수소 덩어리였던 별이 핵 반응에 의해 철, 탄소, 헬륨, 수소의 층을 만든다. 그 중심엔 단단한 철이 박힌다. 이렇게 성숙된 별은 다시 폭발하고, 그 폭발이 다시 주변의 어린 별들을 키운다.

별들도 중년에는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다이어트에 실패한 별들은 일찍 생을 마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별은 너무 무거워지면 중심핵의 수축을 막기 힘들어져 내부 균형이 깨지고 만다.

뚱뚱한 별이 수축될 때, 그 속도는 엄청나다. 흔히 블랙홀이라고 불리는 현상이 이때 나타난다. 태양 같은 별이 수축에 의해 한 점으로 사라지는 데는 29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이 속도는 빛보다 빠르기 때문에 시간은 휘어진다. 수축하는 별은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하지만, 휘어진 시간 때문에 우리는 그 별을 볼 수 없게 된다.

이 책은 별의 일생을 따라가면서 우주의 신비한 현상과 대상들을 쉬운 말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로 현재 푸네의 인터 유니버시티 센터 감독으로 있다.

안병률<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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