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이야기]스타잡기 사상최고액 쓴 배경은…

  • 입력 2009년 2월 7일 03시 00분


잉글랜드 클럽들 올 중계권료 수입 믿고 ‘펑펑’

잉글랜드 축구는 글로벌 경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가.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은 1일 겨울 트랜스퍼 윈도(이적 시장)가 끝났을 때 대략 1억6000만 파운드(약 3250억 원)를 썼다.

대부분이 경제위기로 지금을 절제의 시기라고 생각하지만 잉글랜드 클럽은 사상 가장 많은 돈을 썼다.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잉글랜드 클럽들이 쓴 돈은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클럽들이 쓴 것을 합한 금액보다 많았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잉글랜드 클럽들은 스카이스포츠와 2010년부터 2013년에 열리는 프리미어리그 경기의 일부를 영국 내에서만 중계하는 권리에 대한 대가로 10억 파운드가 넘는 중계권 계약을 했다.

하지만 잉글랜드 클럽들은 나머지 경기에 대해선 스카이스포츠의 라이벌 세탄타스포츠와 협상할 가능성이 더 크다. 세탄타가 더 많은 경기를 중계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엔 전 세계 200개국 중계권도 포함한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계약까지 마친다면 잉글랜드 클럽들은 30억 파운드를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어마어마한 돈 때문에 미국과 러시아, 아시아의 재벌들이 프리미어리그 상위 10개 팀에 투자하는 것이다. 큰돈을 벌기 위해 클럽은 프리미어리그에 남아 있어야 한다.

프리미어리그 잔류가 토트넘 홋스퍼의 지상 과제다.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꿈꾼다. 이 두 팀이 지난달 프리미어리그 전체 이적료의 절반을 쓴 이유다.

중동의 왕족이 소유한 맨시티는 크레이그 벨러미와 웨인 브리지, 니헐 더 용, 셰이 기븐을 영입하는 데 5200만 파운드를 썼다. 토트넘은 4700만 파운드를 투자해 카를로스 쿠디치니와 윌슨 팔라시오스, 그리고 지난해 팔았던 저메인 디포와 로비 킨, 파스칼 심봉다를 다시 영입했다.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우스꽝스러운 말을 많이 했지만 “선수들은 현대판 노예다”라고 한 것은 일면 타당하다. 구단이 선수를 거래해서 그들의 능력으로 이득을 추구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2008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8)에서 러시아를 4강으로 이끈 안드레이 아르샤빈이 프리미어리그 아스널로 이적했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제니트에서 뛰었다. 지난해 여름 아르샤빈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려고 했지만 제니트가 반대했다. 제니트는 국가가 운영하는 에너지 회사인 가스프롬이 소유하고 있다. 가스프롬은 회사의 마스코트인 아르샤빈을 절대 보내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결국 아르샤빈을 강하게 원했던 아스널이 승리했다. 아스널은 1200만 파운드에 계약했다고 발표했고 제니트는 1690만 파운드를 받게 됐다. 아르샤빈은 재능이 뛰어나다. 키는 작지만 밸런스가 천부적이다. 동작이 빠르며 양발로 슈팅을 한다. 27세의 아르샤빈이 얼마나 빨리 잉글랜드 축구에 적응할지는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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