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기자의 히트&런]유소년 야구대회 ‘고시엔’처럼 커다오

  • 입력 2007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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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8월이 되면 일본은 고교야구의 열기에 휩싸인다.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일명 ‘여름 고시엔(甲子園)’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일본의 고교야구 팀은 4000개가 넘는다. 이 중 지역예선을 통과한 49개 팀만이 고시엔구장의 검은 흙을 밟는다.

많은 팬이 휴가를 내고 효고 현의 소도시 니시노미야를 찾는다. NHK TV가 전 경기를 생중계하고, 고시엔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프로구단 한신은 한 달 가까이 ‘죽음의 원정’을 다닌다.

올해로 89회째를 맞는 고시엔대회는 ‘야구의 나라’ 일본의 원동력이다. 어린이 팬들은 고시엔대회를 보면서 꿈과 희망을 키운다. 나이 지긋한 올드 팬들은 지역 팀을 응원하며 향수에 젖는다. 긴 전통에 어울리게 해마다 드라마 같은 명승부가 펼쳐지고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다. 고시엔대회는 야구 대회라기보다는 문화와 축제의 한마당이다.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 야구도 야심 차게 ‘야구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다른 점은 고등학생이 아니라 장차 한국 야구의 버팀목이 될 초등학생들이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산하 육성위원회는 7월 24일부터 약 2주일간 경북 포항시에서 KBO총재배 유소년 야구대회를 개최한다.

총재배 유소년 야구대회는 이전부터 존재해 왔다. 그러나 전국의 초등학교 팀과 클럽 팀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예상 참가 팀은 모두 150여 개, 선수는 3000명이나 된다. 시기도 여름 휴가철로 잡아 부모와 친척, 친구들의 동참을 유도했다.

야구 유니폼을 입은 어린이 선수 3000명이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대회 기간 내내 포항은 야구 축제의 한마당이 될 수 있다. 이광환 육성위원장은 “어린이 팬들에게 야구와 관련된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자는 게 기본 취지”라고 말했다.

작지만 의미 있는 첫 출발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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