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사람들]수송분야 자원봉사 이성자씨

  • 입력 2001년 10월 17일 23시 17분


“내가 좋아서 할 뿐입니다.”

2002월드컵 때 FIFA(국제축구연맹) 패밀리 수송분야에서 자원봉사자로 뛸 예정인 이성자씨(59·사진)는 인터뷰 내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하는데 꼭 인터뷰를 해야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씨는 지난 15년간 큰 국제행사가 있으면 팔을 걷어부치고 자원봉사자로 활동해 오고 있다.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86아시아경기대회와 88올림픽은 물론 93대전엑스포, 94강원도잼버리대회, 98·2000고양꽃박람회, 99용평동계아시아경기대회 등 국내에서 열린 굵직한 각종 국제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여했다.

“86아시아경기대회에 참여해 나의 작은 힘이 성공적 개최에 도움이 됐다는 뿌듯함이 가슴속에 밀려왔어요. 이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행사를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지요.”

그가 자원봉사를 하게 된 데는 ‘불혹’의 나이에도 식지 않았던 학구열도 한몫했다. 82년 우연히 일본을 방문하면서 의사소통도 못하는 자신에 실망해 일본어를 배우게 됐고 ‘일본사람’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통달하자 주위의 권유로 자원봉사자로 나서게 된 것.

학창시절 배구선수로 활약했던 이씨는 수영과 탁구를 즐기며 축구와 농구 중계를 놓치지 않는 스포츠광. 이 때문에 더더욱 월드컵을 앉아서 지켜볼 순 없었다.

이씨는 “사소한 것 하나까지 철저하게 준비하는 일본과 공동으로 월드컵을 개최한다는 것에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88올림픽 때 보여줬듯이 온 국민이 다시 한번 한마음이 된다면 일본보다 잘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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