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2002년 새로운 일본야구계의 모습

  • 입력 2002년 2월 19일 10시 21분


여러 가지 과제를 남겨둔 채 2001시즌이 끝나고 이제 리그의 각 팀은 올해의 리그를 맞이하고자 2월부터 일본 각지에 캠프를 차리고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는 '이치로 피버'에 웃지도 울지도 못했던 일본 프로야구계…. 마스터즈 리그(일본 야구 OB리그)를 11월 부터 1월까지 3개월 간 개최하면서 프로야구에의 지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했지만, 과연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요? 게다가 경제상황의 악화와 이시이 카즈히사, 코미야마 사토루, 타구치의 메이저 진출, 그리고 무엇보다도 2002 한일 공동 월드컵 개최라는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을 접하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계가 올해 어떠한 대응으로 프로야구의 인기를 유지하고자 하느냐가 올해 일본프로야구계의 바닥에 흐르는 커다란 흐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은 올해의 첫 글인 만큼 일단 이번 오프시즌에 일어나고 있는 일본야구계의 동향을 토대로 주목을 끌 몇 가지 사항을 들어보고자 합니다. 뭐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껀수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수도 있습니다만.

1. 호시노 매직은 가능할까?

올해 오프시즌을 가장 뜨겁게 했던 것은 주니치 드래곤즈의 "불타는 남자", 영원한 주니치 맨이었던 호시노 신이치 감독이 한신의 감독을 맡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주니치 팬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복잡한 심경일테죠. 게다가 2군 감독까지 한신에서 끌고 가게 되면서 약간의 반발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단순한 감독 교체 이상의 영향을 신문 미디어 상에서도 볼 수 있는데 아마 감독교체로 이 정도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건 전 요미우리의 나가시마 감독 정도가 아닐까요?

한신은 80년대의 황금기 이후 90년대 바닥을 기고 있던 상황에서 타개책으로 노무라 감독을 데려오면서 기대를 걸었지만 불발, 게다가 부인의 탈세문제로 불명예 퇴임까지 하게 되었으며, 그 대안으로 모셔온 것이 바로 호시노 감독입니다. 오사카 지역에서는 벌써 '호시노 피버'라면서 新감독 취임의 효과가 톡톡히 나타나고 있는데, 단적인 예가 한신의 스프링 캠프지에 전년도의 5배에 달하는 관객들이 찾아오고 있다는 것, 또 이것을 효과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타이밍이 좋다고 해야할진 알려지지 않았지만 감독 교체가 선수보강에도 상당히 효과를 거두었다는 것입니다.

한신의 현 전력에 대해서는 다음에 나올 각 팀별 예상에서 자세히 다룰 것이지만, 니폰햄의 주포였던 카타오카, 작년 오릭스의 4번이었던 아리아스가 보강되면서 중심타선의 무게가 단번에 묵직해졌습니다. 적어도 작년도의 물총타선의 오명은 벗을 수 있을 듯 합니다.

과연 '불타는 남자'호시노 감독이 잠자는 호랑이들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지? 아니면 그냥 불만 쬐다가 다시 잠들지…… 올 한해 동안 주목할 만한 일이군요.

2. 새로운 거인의 모습은 어떨까?

나가시마 감독, 요미우리의 상징이었던 그가 종신 명예총감독이라는 이름 하에 완전히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요미우리의 한 시대는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전 4번타자이자, 거인의 아이돌 중 하나였던 하라 新 감독이 취임을 하게 되면서 젊은 피를 수혈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여기에 마음에 걸리는 두 가지 점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우선 나가시마 감독이 지니고 있던 관객동원력이 사라진 후 '거인군'의 인기가 어찌 될 것인가라는 것이며, 두번째는 나가시마 감독의 존재로 인한 선수보강에서의 메리트가 사라진 첫 해, 과연 거인은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까?라는 점입니다. 일본에 있으면서 새삼스럽게 느끼는 것이지만, 나가시마 시게오를 설명하는 단어는 불멸(不滅)이란 한 단어입니다. 그가 올해 캠프에 얼굴을 내미는 것 만으로도 각 구단의 관객 동원수가 다섯 배 이상 일순 뛸 정도라는 것만 봐도 그 위력을 잘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사라진 요미우리는 이제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물론 현재 가지고 있는 전력으로도 충분히 우승전력은 됩니다. 비록 마르티네스가 (마루짱…크흑흑) 사라지기는 했지만 에토, 마츠이, 키요하라의 중심타선은 올해도 투수들의 심장을 쥐어짤 겁니다. 하지만, 마츠이가 일년 계약을 맺으면서 메이저로의 진출 의지를 명확히 보이는 한편, 베테랑의 대열에 들어선지 오래인 에토와 키요하라의 선수 수명이 앞으로 길어야 4년 정도라고 봤을 때, 그 이후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게다가 올해는 눈에 띄는 보강선수도 없으며, 젊은 선수들의 약진도 별로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전에는 이것을 보충해 준 것이 나가시마 감독의 카리스마에 의한 선수보강(전화 한통 직접 걸어주면 머리 숙여 들어오니….)이었는데 하라 신 감독이 그만한 수완이 있을까요? 게다가 선수통제는? 벌써 알몬테(아직도 이 선수와 왜 계약을 맺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가 불만을 터트렸다는데, 관심을 가지고 주목할 부분입니다.

3.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은 어떤 야구를 보여줄까?

타자들은 얼굴이 잿빛, 투수들은 벌써부터 희희락락. 올해부터 스트라이크 존을 규칙집에 올라있는 대로 적용을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야구계에서 보이는 반응입니다. 그 결과 작년까지의 스트라이크 존보다 공 2개정도가 높아졌는데, 이미 각 캠프를 심판진들이 돌며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의 점검을 하고 있는 가운데 투수들의 반응은 환영무드인데 반해서 타자들의 반응은 투덜거리는 것이 대부분이랍니다. 특히 빠른 볼을 지닌 투수들이 환영하는 분위기랍니다.(예: 마츠자카) 물론 요미우리의 마츠이 처럼 " 빠른 볼이면 몰라도 높게 들어오는 변화구는 자기에게 유리할 것이다"라는 견해를 보이는 선수들도 있지만, 과연 그 것이 성적에 어찌 반영될지도 두고 봐야 할 일입니다.

4. 과연 올해는 새로운 스타를 찾을 수 있을까?

노모의 메이저 진출 이후 이치로, 이시이, 코미야마, 그리고 타구치 그리고 조만간 예상되는 마츠이 히데키, 마츠이 카즈오 등, 일본 프로야구계는 최근 2,3년간 스타선수들의 유출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드래프트 제도의 변혁, 그리고 교류시합의 실시 표명, 오프시즌 동안의 마스터즈 리그 개최 등의 방책을 계속 내놓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계. 그만큼 위기감을 깊이 느낀다는 것이겠죠. 무엇보다도 큰 고민은 나가시마와 오 사다하루 이후 야구계를 리드할 슈퍼스타들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물론 일본 프로 야구의 기반이 튼튼하다고 합니다만 조만간 나가게 될 마츠이 히데키와 마츠이 카즈오 등 앞으로도 인재 유출 문제는 리그의 골치거리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을 대신할 선수들을 어떻게 발굴해 내는가?가 앞으로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은 자명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는 작년 코시엔에서 150대의 강속구를 보이면서 큰 화제를 불러모았던 '거물 루키' 테라하라가 다이에 호크스에 입단했습니다. 마츠자카가 그 성장속도에 정체를 보이기 시작한 지금(어디까지나 제 개인적 의견입니다만), 테라하라가 어느정도 활약을 해주는가 그리고 그 스타성을 얼마나 나타내는가에 따라서 리그의 스타 부재 현상도 해소될 수 있을 겁니다. 그 외에도 리그에서 얼마나 많은 스타들을 찾아낼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하겠습니다. 과연 올해에는 나가시마, 오 사다하루 등의 과거의 스타들에게 주목을 비추는 일은 줄어들 수 있을까요?

다음 글에는 우선 센트럴 리그의 선수이동 현황과 각 팀의 전력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그 동안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해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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