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석]"역사 다시 쓰기"

  • 입력 2002년 3월 5일 17시 28분


3일 벌어진 동양과 KCC의 경기는 프로농구 최다연승 기록에 도전하는 KCC의 집념과 전년도 최하위팀에서 올해 우승팀으로서 기적에 가까운 기록에 도전하는 동양의 투지가 맞붙은 경기에서 우승을 갈망하는 동양의 투지가 앞서 연장 접전끝에 이기고 정규리그 우승에 감격을 누렸다.

32연패의 팀, 지난 시즌 최하위팀이였던 대구 동양이 올시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정규리그 우승의 금자탑을 세움으로서 한국프로농구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지게 되었다.

동양은 지난 3시즌동안 거둔 총 승수가 30승으로 올해는 그보다 많은 36승을 거두는등 놀라운 상승세를 보였다. 이런 상승세와 정규리그 우승에는 부동의 '베스트 5'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동양의 최대 약점이였던 포인트가드 부재로 모래알 팀에 불과했던 지난시즌과는 달리 신인가드 김승현의 합류로 팀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신인답지 않게 강동희의 노련함과 이상민과 견줄만한 두뇌플레이, 주희정을 능가하는 스피드를 두루 갖춘 김승현은 어시스트와 스틸부분에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잡았고, 고비때마다 터지는 외곽슛등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가 한면 전경기를 소화할만큼의 체력도 갖추고 있어 동양농구의 주축이 되었다.

여기에 외국인용병 1순위로 선발된 마르커스 힉스와 또한명의 용병 라이언 페리맨은 동양의 든든한 골밑파워를 만들어 냈다. 득점과 블럭부분에서는 힉스가 리바운드부분에서는 페리맨이 제몫을 다해내며 경기장내외에서 별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잘 적응하며 동양의 돌풍에 한몫 했다.

동양의 양날개인 에어 전희철과 피터팬 김병철의 활약이 없었다면 우승까지는 힘들었을 것이다.

힉스와 페리맨의 골밑을 믿고 중장거리슛등을 주무기로 상대방 골대를 농락하며 해결사의 역할을 다했던 전희철과 한물같다는 소리를 들으며 슬럼프에 빠져 있던 김병철은 전성기 기량을 되찾으며 올시즌 최고의 부활맨으로 손색이 없다. 내외곽을 넘나드는 정확한 슛으로 양의 슈터로 자리매김했다.

또하나 빠질수 없는 것이 식스맨들의 활약이다.

이렇다할 부상 선수없이 '베스트 5'에 의존했던 동양은 간간히 주전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저조로 벤치를 지킬때면 어김없이 박훈근, 위성우, 이지승등이 합류해 주전선수들의 공백을 메웠다. 철저한 상대수비와 공격지원등 팀이 가장 힘들때 나서서 펼친 이들의 플레이는 그 어느것보다 값져 보인다.

그리고 이들 선수들을 아무탈없이 우승의 순간까지 지켜온 김진감독과 코칭스탭들의 노력이 오늘의 동양이 있게 만들었다.

32연패의 수렁에 매년 되풀이되는 최하위와 선수들의 패배의식등 지칠대로 지친 선수들을 다독거려가며 부단히 노력한 결실이 지금의 우승을 이끈 것이다.

열심히 하면 성공할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한 대구동양. 이제 이들에겐 올시즌 마지막 목표인 챔피언전 우승이 남아있다.

정규리그 우승이 결코 기적이 아니었음을 챔피언전 우승으로 보여주겠다며 한가슴 가득이 우승에 대한 열정을 내보이고 있다.

진정한 승리자의 모습을 보여준 대구동양이 마지막까지 선전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위대한 승리자가 된 그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낸다.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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