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정민태여! 용의 머리로 돌아오라!"

  • 입력 2002년 7월 9일 18시 47분


국내 최고의 투수에서 요미우리 최고의 미들맨으로 전락(?)한 투수 정민태(32.요미우리).

98년과 2000년에 현대를 국내프로야구 정상에 올려놓으면서 명실상부한 최고의 투수로 자리매김했던 정민태.

하지만 지금은 일본프로야구의 명문구단에서 미들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나마 미들맨으로 인정받은 것도 최근의 일.

지난 시즌을 앞두고 현해탄을 건너간 정민태는 계속되는 부상과 코칭스텝과의 불화로 정상적인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그나마 올시즌들어 허약한 요미우리의 허리를 책임지면서 나름대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외형상으로 살펴보면 최정상급 선발투수에서 미들맨으로 전락한 정민태.

과연 본인은 지금의 위치에 만족할까?

아직까지는 지금의 위치에 만족한다는 것이 정민태의 자평.

선발투수로서 최정상의 자리에만 있다가 미들맨으로 전락된 경험이 지도자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스스로의 평가.

게다가 요미우리와의 계약이 2003년까지이기 때문에 선발투수로 나설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남았다는 기대도 남는다.

여기까지가 본인의 포부와 기대다.

하지만 팬들은 다르다.

국내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일본에 건너가 미들맨으로 활약한다는 사실에 불쾌감을 가질 수 있다.

그것도 실력적인 면보다는 다른 외부적인 영향에 의해 선발진에 합류하지 못하는 듯한 분위기는 팬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하다.

야구를 사랑하는 또 정민태를 아끼던 야구팬들은 한국최고의 투수가 일본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서주길 원한다.

상황이 여의치않다면 본인의 계획을 수정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정민태 정도의 투수가 일본에서 2군이나 미들맨으로 전락할 것으로 기대한 팬들은 아무도 없다.

물론 발전과 적응의 과정이긴 하겠지만 계약이 끝나는 2003년까지, 또는 올시즌까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되돌아오는 과감한 선택도 팬들은 용서할 수 있다.

지난 2년간 당했던 최고 스타의 수모는 지금까지로도 충분하다.

배울만큼 배웠으면 '용두사미(龍頭蛇尾)'라는 사자성어를 되새겨볼만도하다.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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