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자업자득"

  • 입력 2002년 3월 19일 11시 17분


한 집안인 SK와이번스 야구단은 4강 플레이오프전 진출을 위해 거액을 들여 전용야구장을 건설하고 선수들을 새롭게 영입하는등 투자를 아끼지 않은 반면, 부천SK축구단은 과감한 투자는 포기한채 팀 전력의 대부분 선수들을 다른 팀에 넘겨주는등 알찬 경영을 한 덕에 17일 조별리그 개막전에서 성남일화에 0대6의 참패를 맛보았다.

부천SK는 이임생, 이일용의 대표팀 차출 공백과 주전선수들의 수비조직력이 무너지면서 6실점을 기록했고, 공격에서도 외국인선수들과 국내선수들의 호흡에 문제를 들어내면서 단 한골도 기록하지 못하는 졸전을 거듭했고 성남일화의 골잡이 샤샤에게 한경기 최다골인 5골을 헌납하는 신기록까지 만들어주는등 불쾌한 2002시즌을 맞이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한경기의 대패가 시즌내내 장기 부진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심각하다.

이같은 부천SK의 부진은 예전부터 예고되었다.

강철, 윤정환등 대표선수들의 팀 이전과 주전선수들의 부상등이 겹치며 지난시즌 성적부진으로 16년간 부천맨을 자부하던 조윤환감독이 자진 사퇴하는 사태를 겪으며 삐걱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다행이 뒤를 이어 최윤겸감독이 혼란한 팀을 잘 정비해 시즌을 마무리하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시즌이 끝나고 다시 문제점은 들어났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FA제도에서 8명의 FA선수를 보유한 부천SK는 골키퍼 이용발과 미드필더 전경준등 4명을 내보냈다. 대부분의 주전선수들로 이들이 다른 팀으로 이적할경우 전력의 공백이 커지게 되는 상황에서 부천SK는 이렇다할 협상의지도 보이지 않는등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다 결국 재계약에 실패하며 돌이킬수 없는 상황으로 끌고 갔다.

더욱이 이들의 공백을 대체할 선수 영입에도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가뜩이나 선수층이 얕은 상황에서 안양에서 뛰던 비탈리와 수원의 최문식, 장형석을 영입하는데 그쳤다.

다른 구단들은 기존 전력에 대형신인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고 브라질 출신의 공격수등을 영입하는등 전력극대화에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것과는 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시즌이 시작되는 3월이 되서야 뒤늦게 터키 출신의 셀라틴과 말리출신의 공격수 다보를 영입하는데 그쳤다.

결국 전북으로 이적한 이용발대신 투입된 골키퍼 최현은 6골을 먹으며 골문 공백을 실감해야 했고, 전경준과 조성환등의 공백은 수비조직력의 약화를 가져와 6골이란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뒤늦게 합류한 외국인 용병들의 위력적인 모습은 찾아볼수 없었고,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0대6이란 참패를 기록하는 결과를 낳았다.

팀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선수단의 사기를 올리는데 게을리하지 않는등 공격경영을 한 성남일화가 지난시즌 정규리그 우승에 올해 수퍼컵 우승까지 하는등 투자의 결실을 톡톡히 보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이 부러울 따름이다.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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