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그곳엔 빅리그는 없다"

  • 입력 2001년 12월 28일 14시 17분


지난 16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선 2002한·일 월드컵 친선도모를 위한 한·일 양국 대학 혼선팀이 경기를 가졌다. 이 경기에서 고려대의 차두리는 2골을 넣으며 맹활약,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후 일본메스컴과 일본구단들은 앞다퉈 보도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부 구단들은 구체적 액수와 조건을 제시하며 차두리 영입에 뛰어들었고, 협상을 위해 한국에 입국까지 한 상황이다.

차두리 또한 조건과 운동할 여건이 된다면이란 단서를 달아 일본진출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유럽진출의 전초기지로 여기고 있고 아버지인 차범근 전축구대표팀감독도 이에 별다른 이견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굳이 일본행이여야 하는가?

좋은 무대에서 보다 좋은 환경속에서 뛸수 있다는 것은 축구선수로선 누구나 한번쯤 꿈꿔 볼만한 일이다. 이런 조건을 갖춘 곳이 일본이란 것은 부인할 수 없는게 사실이다.

J리그는 발전했고, 수준과 규모면에서 한국프로축구를 앞질렀다. 이후 한국축구의 대부분의 간판선수들은 좋은 대우와 환경이 좋은 J리그로 무대를 옮겼다. 조금만 공을 찬다고 생각되면 한국보다 대우가 좋은 일본을 찾았다.

축구선수면 누구나 좋은 곳에서 좋은 대우를 받길 원하는 건 당연지사.

저 멀리 유럽의 거친 선수들과 낯선 환경에서 뛰는 것보다 비행기로 1시간이면 오가는 일본에서 비슷한 얼굴을 가진 선수들과 뛰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여기다 제아무리 일본축구가 발전했다해도 한국축구를 주름잡는 스타들에겐 역부족, 이들의 활약은 눈부실수 밖에 없다.

차두리 또한 대다수의 선배 선수들이 성공적으로 일본무대에 적응하는 모습에 자신도 일본무대에서 성공하리라는 자신감을 얻었으리라. 대다수의 성공한 선배 선수들은 한국무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으며 20대중반이후에 일본에 건너갔다. 물론 이들도 일본진출 성공이후 유럽무대를 생각하며 일본행을 결정했다.

그러나 일본에서의 성공이후 시간이 흘러 국내무대로의 재복귀만 있었을뿐 누구 하나 유럽무대로의 진출은 없었다. 적지 않은 나이와 유럽무대에서의 성공에 대한 불확신등과 유럽무대 진출 약속의 불이행등으로 모두들 유럽행을 접어야했다.

나카타의 이탈리아 진출이후 일본팬 원정응원과 스타마케팅등 제2의 나카타 특수를 기대한 장사속에 니시자와의 잉글랜드행, 이나모토의 프리머어리그행등 자국선수들의 유럽무대만 러쉬를 이룬 반면 일본에 진출에 있는 외국선수들은 그 누구도 유럽무대를 밝지 못했다.

또한 J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선수와 브라질선수들이 대부분으로 세계적 선수들이 모이는 빅리그와는 거리가 멀어 세계축구계의 주목을 받지 못해 스카우트 표적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진정 큰 무대에서 뛰고 싶으면 세계축구가 주목하는 거친 곳에서 경험을 쌓는 곳이 좋다. 당장에 편한 일본리그보단 내일의 빅리그를 위해 빅리그를 꿈꾸는 선수들과 겨룰수 있는 유럽의 하위리그나 빅리그의 2부리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차두리는 아직 젊다.

아버지 차범근과 함께 독일 생활을 했던 경험도 있고, 차범근 또한 유럽무대의 경험이 풍부해 좋은 스승이 될수 있다. 언젠가 아버지 차범근이 차두리의 플레이를 두고 너무 얌전하다는 표현을 했다. 적극적이과 거칠지 못하다는 약점이다. 어쩜 얌전한 플레이에 맞는 곳이 일본무대일수 있다.

그러나 정말 차두리 본인이 약점을 보안하고 크게 성장하길 원한다면 힘들고 어려운 유럽무대를 택하길 바란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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