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미국엔 조단, 한국엔 허재

  • 입력 2001년 10월 29일 11시 54분


"미국에 마이클 조단이 있다면 한국에는 허재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 허재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농구 천재, 농구 대통령 등 그를 따라붙는 수식어들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1965년 생으로 올해 나이는 농구 선수로서 할아버지에 속하는 37살. 하지만 조던이 마흔이 다된 나이에 코트로 복귀한 것을 보면 허재의 나이가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상명초등학교 4학년 때 농구공을 처음 잡은 허재는 이후 농구 명문인 용산중, 용산고를 거쳐 중앙대에 입학. 대학 시절 소속팀 중앙대를 각종 경기에서 우승으로 이끌며 최강의 팀으로 만들었다.

이후 실업팀 기아에 입단한 허재는 팀 선배들인 한기범, 김유택 두 쌍돛대와 함께 최고의 팀을 만들어 농구대잔치 7회 우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3회의 농구대잔치 최우수선수에 뽑히기도 했다.

프로 원년인 97년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허재는 다시 한 번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기아가 한국프로농구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해내기도 한 것.

하지만 농구 천재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농구대잔치 시절 허재는 자만감에 가득찬 건방진 말투로 인해 시합 중 상대 선수의 주먹에 맞는 일이 몇 차례 있었다.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 심했던 것이 그 이유.

프로가 시작된 이후 허재는 농구의 달인답게 인격에 있어서도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었고 98년 현대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부상에도 불구,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그 결과 챔피언결정전 MVP를 우승팀 현대가 아닌 준우승팀인 기아의 허재가 수상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었다.

지금은 삼보에서 활약하고 있는 허재는 지난해까지 포인트가드로 뛰었던 신기성의 군입대로 인해 한층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

플레잉코치에 대학원 공부까지 하고 있는 그에게 포인트 가드 임무까지 맡겨졌으니 아무리 농구 천재라 해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는 것.

때문에 지난 7월부터 하루에 2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어왔고 그 좋아하던 술도 거의 하지 않는다. 허재가 술을 먹지 않는다고 하면 농구인들이 믿지 않을 정도니 올 시즌을 맞는 그의 각오가 어떤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뛰어난 농구 기술과 남다른 개성으로 10여년간 한국 농구를 이끌어 온 허재. 이제 너무 늙었다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허재의 농구 사랑은 언제까지나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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