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내 친구]백두산 천지 수중탐험 강경순씨

  • 입력 2002년 9월 3일 17시 46분


올해 1월 백두산 천지를 찾은 강씨의 백두산수중탐험대원중 한 대원이 천지물속을 탐사한 뒤 얼음위로 나오고 있다.
올해 1월 백두산 천지를 찾은 강씨의 백두산수중탐험대원중 한 대원이 천지물속을 탐사한 뒤 얼음위로 나오고 있다.

스쿠버 전문가 강경순씨(35·사진). 그는 1998년부터 올해까지 5년째 매년 1월 백두산 천지를 찾았다. 그것은 천지물속에 뛰어들기 위해서다.

도전 첫 해에 8명이 함께 갔으나 실패했다. 기상변화가 심하고 너무 추웠기 때문이다. 한겨울 천지주변은 섭씨 영하 30∼50도 정도의 혹한. 이후에도 천지다이빙은 계속 실패를 거듭했다. 여태까지 성공한 것은 단 두 번뿐. 2000년 1월22일과 올해 1월1일이다. 2000년 1월에는 6명이 나서 전원 다이빙에 성공했다. 이 중 한 명은 아예 잠수복을 입지 않고 맨 몸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물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순간 아차하면 말 그대로 ‘동태’가 될 지도 모르는 위험한 도전이었다. 가장 먼저 뛰어든 강씨는 수심 22m까지 들어갔다 나왔다고 했다. 올해는 13명이 탐험대를 꾸렸다. 이중 2명이 성공했다.

스킨스쿠버 강사들을 교육하는 ‘코스 디렉터’인 강씨는 이 백두산수중탐험대의 대장을 맡고 있다. 강씨는 백두산 천지에서의 수중다이빙에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애국가 첫머리에도 나오잖아요. ‘동해물과 백두산이….’ 수중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동해에서 많이 활동합니다. 어느날, 동해뿐 아니라 백두산천지물을 접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새해 첫날을 민족의 성소에서 맞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강씨는 이같은 취지를 주변에 알렸고 해마다 새로운 대원들을 모집해 다녀왔다.

탐험기간은 5박6일∼8박9일 정도. 장비를 메고 백두산을 걸어 올라가기 때문에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 내려올 때는 메고 올라간 스키를 타고 활강한다.

겨울에 천지는 두께 1m가 넘는 얼음으로 덮인다. 그러나 천지를 둘러싼 봉우리 중 하나인 천문봉 밑쪽은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온천 때문이다. 겨울의 수온은 4∼6도. 그러나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몸이 얼기 때문에 1회 다이빙 밖에 못한다. 그러나 수중 전문가들사이에서 의미를 두는 것은 이곳이 해발 2000m가 넘는 곳이라는 점. 기압과의 관계 때문에 높은 곳에서 잠수를 하는 것은 잠수병 등에 매우 강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것이 ‘고지 잠수’다. 강씨는 내년에도 또다시 도전한다. 현재 지원자는 20여명. 산악훈련 등 체력테스트를 거쳐 대원을 구성할 계획. 올해 12월31일에는 아예 천지위에 얼음집을 짓고 새해를 맞을 생각이다. 스쿠버를 못하는 일반인도 참가할 수 있다. 이들에게는 천지위에서 새해 일출을 보게 할 계획.

스쿠버 인터내셔날(www.skinscuba.or.kr 02-991-5016)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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