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시아경기]단일종목 첫「父子 금메달리스트」나오나?

  • 입력 1998년 12월 17일 19시 21분


한국 스포츠 사상 첫 아시아경기 동일 종목 ‘부자(父子)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할 것인가.

18일 98방콕아시아경기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 출전하는 김두홍(25·동양시멘트). 그는 78년 똑같이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경기 펜싱 플뢰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아버지 김국현씨(51·아시아펜싱연맹 심판위원장)에 이어 20년만에 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두홍은 홍익대부고 1년때 펜싱에 입문한 늦깎이. 당시 아버지는 “자식만은 힘든 운동을 시키지 않겠다”며 반대했지만 아들의 결심을 꺾지는 못했다. 남편과 함께 펜싱 국가대표였던 어머니 이수범씨(43)는 “두홍이가 다섯살때 카퍼레이드를 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잊지 못했는지 굳이 펜싱을 고집해 말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침 펜싱팀이 있었던 홍대부고에 진학한 김두홍은 2학년때 문화체육부장관배 사브르 개인전 1위를 차지하며 천부적인 재질을 나타냈다.

이때부터 아버지는 아들의 연습상대를 자청했고 뜨거운 부정 때문이었는지 올들어 김두홍은 제38회 대통령배대회 사브르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는 등 3관왕에 올랐다.

김두홍은 1m75로 사브르 선수로는 키가 작은 편이지만 전문가들도 감탄할 정도의 순발력에 힘에서 뿜어나오는 전광석화같은 공격이 일품. 몸통만 공격할 수 있는 플뢰레와는 달리 전신이 공격목표인 사브르는 엄청난 체력이 요구돼 오히려 체구가 작으면서 빠른 김두홍에게는 적합하다.

아버지 김씨는 이번 아시아경기에 심판위원장으로 참가해 현장에서 아들이 경기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체대 2년때 러시아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출전했다가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중상을 당했지만 1년간의 재활치료로 국내 1인자로 거듭난 김두홍. 이제 부자검객의 뜨거운 포옹을 기다려 보자.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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