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눈먼 심판 약은 골키퍼…美스커리 고백 파문

  • 입력 1999년 7월 13일 18시 36분


축구만큼 심판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반칙을 많이 하는 종목도 드물다. 수비수가 공격수를 팔꿈치로 찌르고 약올려도 심판만 모르면 무사통과.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즈볼구장에서 열렸던 99여자월드컵축구 결승전. 홈팀 골키퍼 브리아나 스커리는 중국의 승부차기를 막아 영웅이 됐다. 그러나 그 선방도 심판의 눈을 피했기에 가능했다.

스커리는 승부차기 2―2에서 키커 리우잉과 맞섰다. 스커리는 심판의 눈치를 살피며 살금살금 몇발짝 앞으로 나갔다. 스커리의 움직임은 심판에게 걸리지 않았고 스커리는 각도를 줄여 킥을 막아냈다.

스커리는 13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규정을 위반했다”고 실토했지만 “모든 골키퍼가 다 그렇게 한다”고 자신을 옹호.

축구규정에는 골키퍼는 킥을 차기 전 골라인을 따라서만 움직일 수 있고 앞으로는나갈수없도록 돼 있다.

스커리는 이 인터뷰 이후 사건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묵고 있던 뉴욕의 호텔을 떠나 잠적했다.

이번 해프닝이 86멕시코월드컵에서 일었던 디에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 논쟁의 속편이 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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