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솔드아웃」 주연 맡은 아널드 슈워제네거

  • 입력 1996년 11월 6일 20시 44분


「로스앤젤레스〓朴元在 기자」 액션스타 아널드 슈워제네거(48)는 텃세 심하기로 소문난 미국 할리우드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온몸으로 일궈낸 표본이다. 그 바탕은 물론 미스터 유니버스를 제패한 근육질의 몸매. 그러나 오스트리아의 시골 청년이 세계 극장가의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잡은 데는 무명 생활을 통해 다져온 승부근성과 영리한 두뇌가 큰 몫을 했다. 슈워제네거는 「무식」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연기자로서 자신의 지향점에 대해 주도면밀한 판단력을 갖춘 배우로 정평이 나 있다. 그가 일급배우의 입지를 굳힌 80년대 후반 이후 액션과 코미디를 오가며 「지그재그식」 출연 원칙을 고수한 것은 이미지를 특정 분야에 고정시키지 않음으로써 상품 가치를 높이려는 계산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름의 사나이」 슈워제네거는 크리스마스 가족영화 「솔드아웃」(원제·징글 올 더 웨이)의 주연을 맡아 새로운 겨울 흥행신화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4일 오후2시(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고급주택가인 베벌리힐스의 포시즌호텔 14층 기자회견장. 『메리 크리스마스』 시거를 입에 물고 나타난 슈워제네거는 「솔드아웃」의 홍보를 염두에 둔 듯 대뜸 크리스마스 인사말을 건넸다. 그는 『날씨가 쌀쌀해 재킷을 걸쳐 입었다』며 『여러분들에게 내 육체미를 과시할 수 없게 돼 유감』이라고 조크를 던졌다. ―「솔드아웃」의 출연 동기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에는 액션영화가 어울리지 않는다. 「이레이저」 촬영을 끝내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물색하던 중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 나도 자식을 키우는데 매번 죽이고 부수는 영화만 찍는건 곤란하지 않느냐』(웃음) ―액션과 코미디를 번갈아 소화하려는 「작전」이 작용한 것은 아닌가. 『우리 삶 주변의 얘기를 다룬 점이 마음에 들었다. 모든 아버지가 최소한 자녀들의 눈에는 영웅으로 비쳐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바깥에서 프로로 대우받으면서 자녀들에게도 만점인 아빠가 되기는 정말 힘들다. 이건 내 고민과도 연결되는 것이다』 ―당신이 출연한 영화는 미국보다 해외시장, 특히 아시아에서 흥행이 더 잘되는데…. 『내가 미국 본토태생이 아니어서 그런가. 어쨌든 국제적인 배우로 인정받는 건 기분좋은 일이다. 그렇다고 내가 이곳에서 인기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래봬도 내가 거리에 나가면 모두들 「스타」 대접을 해 준다』(웃음) ―정계진출설이 오래전부터 나돌았는데….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아 봉사활동에 자주 참여하는 편이다. 하지만 지금 내 직업은 배우이고 연기 하나만 제대로 하는 것도 벅차다』 그는 그러면서도 『만약 베벌리힐스에 시청이 생긴다면 시장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텐데…』라고 여운을 남겼다. ―가장 애착이 가는 출연작은…. 어떤 역을 맡고 싶은가. 『「터미네이터2」의 액션이 제일 멋있었고 관객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 역할을 잘 해낼 자신이 있는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나이도 들어가니 이제는 포기해야 할 것 같다』(웃음) 슈워제네거는 『「배트맨」 4편인 「배트맨과 로빈」에서 악당 프리즈로 출연중』이라고 근황을 소개하면서 『감독이 내용을 밝히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며 익살스럽게 입을 꽉 다물었다. ======================================== ▼ 「솔드아웃」 어떤 영화인가 ▼ 「솔드아웃」의 기획안이 처음 발표됐을 때 눈썰미있는 할리우드 영화인들은 우선 제작진의 면면을 주목했다. 감독 브라이언 레벤트는 「플린트 스톤」과 「베토벤」을 통해 가족용 코미디 영화의 연출 솜씨를 인정받은 인물. 기획과 제작은 「나홀로 집에」 1, 2편과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성공시킨 크리스 콜럼버스가 맡았다. 「코믹 어드벤처 영화의 황금콤비」가 뭉쳐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가족영화 제작에 나선 것이다. 「솔드아웃」은 아들에게 선물할 인형을 구하기 위해 40대 가장이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종일 악전고투하는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담고 있다. 성공한 사업가 하워드(아널드 슈워제네거)는 회사 일을 핑계로 번번이 아들 제이미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해 한다. 그는 아이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터보맨 인형을 사주겠다고 약속하지만 그 인형은 이미 오래전에 품절된 상태. 하워드는 자신과 같은 이유로 터보맨을 찾아나선 덜떨어진 집배원 미론(신배드)과 행동을 함께 하지만 고비마다 불운이 겹쳐 인형을 구하지 못한다. 하워드가 자포자기할 지경에 이를 즈음 우연히 크리스마스 행렬의 터보맨으로 발탁되면서 일대 반전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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