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이상민 “동근이는 땀의 결실”… 양동근 “형은 나의 우상”

  • Array
  • 입력 2012년 1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농구 올스타전 앞두고 최고스타 따뜻한 만남

이상민(오른쪽)과 양동근은 프로농구에서 ‘인기 짱’이다. 이상민은 재작년 은퇴 전까지 9시즌 연속 올스타전 인기투표 1위를 차지했다. 양동근은 그 바통을 이어 받아 2시즌 연속 1위에 올랐다. 2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국농구연맹(KBL)센터에서 만난 이상민과 양동근이 포즈를 취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상민(오른쪽)과 양동근은 프로농구에서 ‘인기 짱’이다. 이상민은 재작년 은퇴 전까지 9시즌 연속 올스타전 인기투표 1위를 차지했다. 양동근은 그 바통을 이어 받아 2시즌 연속 1위에 올랐다. 2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국농구연맹(KBL)센터에서 만난 이상민과 양동근이 포즈를 취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번 주말인 28일과 2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린다. 그동안 올스타전 ‘베스트5’를 선정하는 인기투표가 11차례 치러졌다. 이 중 1위의 영광을 차지한 주인공은 두 명에 불과하다. 9시즌 연속 최다 득표를 기록한 이상민(40)이 2010년 은퇴한 뒤 양동근(31)이 2시즌 연속 바통을 이어 받았다.

어제와 오늘의 코트 최고 인기스타인 이상민과 양동근을 2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국농구연맹(KBL)센터에서 본보와 채널A가 공동으로 만났다. 2년 전 미국 뉴욕 근처로 어학연수를 떠난 이상민은 이번에 레전드 올스타로 뽑혀 전날 귀국했다. 올스타전 때 뭔가를 보여주려고 일주일 전부터 헬스클럽에서 몸을 만들었다는 이상민은 밝은 표정으로 양동근을 맞았다.

○ 인기 비결

양동근은 농구를 시작한 초등학교 5학년 때 당시 연세대에 다니던 이상민의 플레이에 매료됐다. “머리를 빡빡 깎고 코트를 휘젓던 모습이 생생해요. 농구대잔치에서 우승까지 했잖아요.” 양동근은 “상민 형님은 남자도 좋아하는 매력을 지녔다. 선수들끼리도 유니폼 입은 게 무척 예쁘다고 할 정도다. 난 팬들에게 동정표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또 “시야가 넓고 미리 상황을 읽고 판단하는 능력과 속공이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9년 후배의 칭찬에 이상민은 “동근이는 땀의 결실이다. 그렇다고 운동 감각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김승현은 뛰어난 재능을 못 살린 것 같아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 잊을 수 없는 은사

이들은 세대와 학교 등이 달라 한솥밥을 먹은 적이 없다. 그래도 똑같이 모비스 유재학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상민은 연세대 시절 코치였던 유 감독 밑에서 3년 동안 배웠다. 양동근이 국내 최고의 가드로 발돋움한 데는 유 감독의 역할이 컸다. 이상민은 “중학교 1학년 때 연세대와 고려대의 정기전을 보러 갔는데, 그때 유 감독님의 플레이에 반해 연세대 진학을 꿈꿨다”고 떠올렸다. 양동근은 “패스, 드리블, 수비, 경기 조율 등을 일일이 잡아주셨다. 아직도 갈 길이 멀고 아직도 많이 혼난다”며 고마워했다.

○ 가족 그리고 현실

이상민과 양동근은 둘 다 1남 1녀를 둔 가장. 이상민은 “나, 아내, 애들이 겨울에 태어났는데 시즌이랑 겹쳐 선수 때 생일파티 한 번 한 적이 없다. 미국에 있는 동안 원없이 같이 지내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이상민은 “아이들이 검도, 축구, 농구, 야구를 마음껏 하며 뛰어노는 걸 보면 행복하다. 한국에선 놀 곳도 없고 학원 다니느라 바빴다. 아들이 농구선수를 하겠다고 해서 귀국하면 농구부가 있는 초등학교로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27개월과 10개월 된 아이를 둔 양동근은 “형처럼 은퇴 후 미국으로 공부하러 가고 싶다”며 조언을 구했다. 올여름 돌아와 지도자로 변신할 계획인 이상민은 “너도 이제 고참인데 틈틈이 영어 좀 배워둬라. 가고 나면 애들 돌보고 하루에 몇 시간씩 운전하느라 제대로 공부하기도 힘들다”며 웃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