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야구선수 조동찬-정형식 “형 몫까지 뛰겠다” …‘주먹 불끈’ 아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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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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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동찬, 정형식 프로야구 삼성 제공
왼쪽부터 조동찬, 정형식 프로야구 삼성 제공
눈빛부터가 달라졌다. 방망이를 휘두르는 모습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게 느껴진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삼성의 내야수 조동찬(29)과 외야수 정형식(21)이 그렇다. 이들이 올해 달라진 데는 같은 이유가 있다. 다른 팀에서 뛰고 있는 형제를 위해서다.

○ 재활 중인 형을 위해

조동화
조동찬은 그동안 매년 2월이면 오키나와에서 친형 조동화(SK·31)를 만났다. 각 구단이 연습경기를 치르기 위해 오키나와로 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형제는 만나지 못했다. 지난해 무릎 부상을 당한 조동화가 한국에서 재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동찬은 “오키나와 캠프의 휴일엔 형의 숙소를 방문해 회포를 풀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형이 없어 가슴 한쪽이 텅 빈 것 같다”고 말했다.

조동찬은 지난해 12월 형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 기간과 겹치면서 훈련소에서 간단히 전화만 했을 뿐이다. 조동찬은 “형에게 너무 미안했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내서 멋진 동생이 되고 싶다.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고 다짐했다.

○ 방황을 끝낸 형을 위해

정영일
정형식은 광주 진흥고 재학시절 ‘정영일의 동생’으로 유명했다. 정영일(24)이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인 무대에서는 명암이 엇갈렸다. 정영일은 2006년 미국 메이저리그 LA에인절스에 입단해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 지난해 5월 방출됐다. 올해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독립야구단 고양에서 재기를 꿈꾸고 있다.

반면 정형식은 지난해 11월 아시아시리즈 결승 소프트뱅크전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치는 등 미래의 삼성을 책임질 기대주로 성장했다. 그는 “형이 방황 끝에 국내로 돌아와 마음이 든든하다. 형을 위해 내가 먼저 한국 프로야구에 터를 닦겠다”고 말했다.

정영일은 2년 동안 국내 프로 구단에 입단할 수 없는 상태다. ‘1999년 이후 해외에 진출한 선수는 국내 복귀 후 2년 동안 한국 팀과 계약할 수 없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 때문이다. 그나마 고양은 독립구단이어서 입단이 가능했다. 정형식은 “형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야구 형제가 되겠다”고 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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