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옥의 가슴속 글과 그림]너만의 꿈의 목록을 작성하라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 입력 2014-12-16 03:00수정 2014-12-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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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민, 서안(書案) 안에서 향유를 즐기다, 2014년
“나의 꿈은 무엇일까?” “아직도 꿈이라는 것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는 걸까?”

‘화가의 방’ 연작으로 알려진 남경민의 그림 앞에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꿈꿀 권리를 잃고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그녀는 꿈의 목록을 작품으로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그림 속 실내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책을 읽거나 글을 쓰던 문방(文房)이다. 화면 가운데 목가구는 선비들이 사용하던 책상인 서안(書案)이며, 그 위에는 문방사우(붓 먹 종이 벼루)와 문갑, 다기(茶器)가 놓여 있다. 남경민이 작성한 꿈의 목록과 문방의 물건들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단아하고 격조 높은 전통공예품 속에 깃든 선비정신, 즉 인격 완성을 위해 학문과 덕성을 키우고 의리를 신념으로 지켜내던 옛 선비들의 정신세계와 교감하고 싶다는 뜻이다. 날아다니는 나비는 부활과 재생의 꿈을, 병 속에 갇힌 날개는 자유와 해방에 대한 갈망을, 꺼진 촛불은 매순간의 삶에 충실하고 싶은 바람을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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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개의 꿈의 목록 중에서 111개의 꿈을 실천한 것으로 유명해진 탐험가 존 고더드는 꿈의 목록을 기록하는 행위가 꼭 필요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꿈을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목표를 세우고, 그 꿈을 향해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단지 희망사항이었던 것이 꿈의 목록으로 바뀌고, 다시 그것이 해야만 하는 일의 목록으로 바뀌고, 마침내 성취된 목록으로 바뀐다.’

남경민의 꿈도 이루어지리라. 선비정신을 되살리고, 아름다운 나비처럼 변신하고, 이상의 세계를 향해 비상하고, 열정적인 예술가로 살고 싶은 꿈의 목록을 그림으로 충실히 작성하고 있으니까.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
#꿈#화가의 방#남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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