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40>운명을 받아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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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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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우스는 항상 자신의 운명을 겸허히 받아들였다. 동아일보DB
오디세우스는 항상 자신의 운명을 겸허히 받아들였다. 동아일보DB
누구나 한 번쯤은 지금 자신의 처지에 대해 불만을 가져봤을 것이다. 하지만 더 안타까운 건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현재도 만족스럽지 않고 개선해야 할 게 많은데 미래의 청사진까지 보이지 않는다면 이 상황이 우리를 힘들게 할 것임에 틀림없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쓴 ‘오디세이’에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사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진퇴양난(進退兩難)’과 같은 의미다. 오디세우스는 사람을 홀리는 마녀 세이렌의 치명적인 노래를 뒤로하고 두 개의 절벽 사이를 지나가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한쪽엔 6개의 머리를 지닌 스킬라라는 괴물이 있고, 다른 한쪽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소용돌이인 카리브디스가 있다. 마법에 능한 여신 키르케는 당황한 오디세우스에게 “6개의 머리를 지닌 괴물은 한 번에 6명의 목숨밖에 앗아갈 수 없으니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카리브디스보다 낫지 않으냐”고 조언한다. 오디세우스는 스킬라 쪽을 선택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며 대장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오디세우스의 태도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갈등의 상황과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이렇게 외쳤다. “이번 일도 언젠가는 우리에게 추억이 될 것이다. 이번 고난은 우리가 겪은 수많은 고난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운명을 대하는 가장 적극적인 태도 중 하나가 ‘받아들임’이다. 그저 체념하거나 생각 없이 순응하라는 뜻이 아니다. 독일 철학자 니체는 아모르 파티(Amor Fati), 즉 ‘운명을 사랑하라’라고 조언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지 않고 스스로 극복해야 함을 깨달을 때 진정 운명과 맞설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내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자. 피할 수 없다면 맞서야 한다. 그래야만 스스로 행복을 만들 수 있다. 우리는 끝없이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사이’에서 전진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이남훈#고전에서 배우는 투자#오디세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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