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조현식/외국서 받은 친절, 따뜻하게 돌려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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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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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매우 좋아하는 나에게 국제축구연맹(FIFA) 방문은 꿈만 같은 일이었다. 배낭여행의 종착지를 스위스 취리히로 정한 것도 FIFA를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고객센터의 안내에 따라 지도를 보며 FIFA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내가 도착한 곳은 FIFA의 옛 건물이었고 정문에는 ‘이전했음(We have moved)’이라는 안내문구가 붙어있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정신을 차리고 지도를 다시 보니 FIFA의 새 위치가 따로 표시되어 있었다. 굳게 믿었던 고객센터의 정보가 틀렸다. 비행기 시간은 서서히 다가오고 동네 주민에게 물어보니 교통편을 이용하더라도 버스를 세 번 정도 갈아타야 한다고 했다. 두 번 다시 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여기까지 온 것도 잘했다며 스스로를 위로하며 마음을 정리했다. 나의 실망스러운 표정을 눈치 챈 듯 어느 할아버지 한 분이 인자한 미소를 띠며 다가왔다.

“무엇을 도와줄까요(What can I do for you)?” 사막의 오아시스가 바로 이런 것일까. 그 분의 말 한마디에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정을 이야기하자 할아버지는 선뜻 함께 가주겠다고 하셨다. 할아버지께서는 FIFA로 향하는 동안 취리히의 관광명소와 주요 대학에 대해 설명했다. 일일 대중교통 자유이용권까지 선뜻 선물로 주셨다.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덕분에 나는 꿈에 그리던 FIFA에 갈 수 있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다가 왔다. 이제 전 세계의 이목이 서울로 집중될 것이다. 나를 감동시킨 할아버지처럼 외국인을 감동시킬 절호의 기회가 왔다. 우리 주위부터 둘러보자. 내가 그랬듯이 길을 헤매는 외국인이 있다면 따스하게 맞아주자. 전 세계인이 대한민국의 팬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조현식 충남대 전기공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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