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진찬룽]朴대통령의 訪中 열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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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찬룽(金燦榮)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진찬룽(金燦榮)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박근혜 대통령의 첫 중국 방문은 아주 적시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중 양국의 지도자들이 바뀐 후 이뤄진 첫 정상회담은 앞으로 양국 미래 발전의 기조를 정할 것이다.

중국과 한국은 지금보다 더욱 밀접한 협력과 소통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중 수교 21년 이래 양국 관계는 경제무역, 문화 등 각 영역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뒀고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됐지만 이를 어떻게 전면적으로 내실화하고 관계를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양국 지도자의 깊이 있는 의견 교환과 공동 인식이 필요한 때였다.

중국은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매우 중시했고 기대로 충만했다. 게다가 박 대통령의 개인적 매력 역시 이번 방중을 각별하게 만들었다. 동북아에 등장한 첫 여성 최고지도자로서 박 대통령은 남다른 친화력과 흡인력을 가졌다. 또 그의 전설적인 삶의 경력은 일찍이 대통령 경선 초기부터 중국에서 매우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박 대통령이 중국어에 정통하고 중국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것은 그녀와 10억 중국인 간의 거리를 좁혔다. 박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여론은 매우 좋은 편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중을 통해 한중 관계와 한반도 국면에서 중요한 성과들을 거뒀다.

먼저 양국 정상이 교류 및 합작을 강화하고 양국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하는 데 공통적인 인식을 가졌다는 점이다. 또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협조와 협력을 한 차원 높게 강화한 점도 눈에 띈다.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문제에 대한 중국의 확고한 입장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어느 일방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어떠한 행위도 반대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과 함께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하기를 희망했고, 남북한 관계 개선과 화해 및 합작 실현, 자주평화통일 실현을 지지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지역의 평화 안정을 보호하기 위해 힘쓸 것이며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견지한다”고 말했다. 또 6자회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동의하고 중국이 오랫동안 한반도 문제에서 발휘한 긍정적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한중이 양자 관계 및 한반도 국면 발전에 대해 중요한 문서 2개를 발표한 것도 주목된다. 바로 ‘중-한 미래비전 공동성명’과 ‘중-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내실화 이행계획’이다. 양국 정상은 양국 관계의 발전 방향과 원칙,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내실화, 한반도 문제, 대만 문제, 지역과 국제사무 협력 등 5개 방면에서 광범하게 인식을 공유했다. 또 ‘이행계획’을 통해 관계를 내실화하는 구체적 내용을 정하고 실천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의 칭화(淸華)대 강연과 시안(西安) 방문은 한중 국민 간에 친밀감을 불러일으키고 중국 내 한국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29일 칭화대 강연에서 박 대통령은 연설 일부를 중국어로 말하고 중국 고전을 인용해 널리 호평을 받았다. 또 이튿날 시안 병마용 방문 중에 “꿈을 이뤘다”고 말해 중국 문화에 대한 사랑과 경외감을 보여줬다. 박 대통령에 대한 중국인의 호감은 미래의 양국 관계 발전에 매우 중요한 토대를 만들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경제무역 금융 과학기술 에너지 해양과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양국 합작 문건에 서명한 것도 뜻깊다. 이런 문건은 양국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심화와 확대 발전에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녔다.

이번 방중에서 중국 외교사에 이례적인 상황도 연출됐다. 시 주석과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지난달 28일 박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했다. 외국 정상을 위해 중국 국가원수 부부가 함께 나선 것은 파격이다.

박 대통령의 방중은 많은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줬고 중-한 관계와 한반도 미래 국면이 좋은 방향으로 나가도록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진찬룽(金燦榮)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박근혜 대통령#방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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