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에스더 다이슨… 격동의 2011&2012]<1>페이스북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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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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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다이슨 에드벤처홀딩스 CEO
에스더 다이슨 에드벤처홀딩스 CEO
소셜미디어가 얼마나 큰 정치적 관심을 끌어냈는가에 대해 많은 얘기가 있다. 대중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고 저항하고 시위했으며 ‘페이스북 혁명’을 통해 기성 권력을 무릎 꿇렸다. 이 혁명은 시작일 뿐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지구촌 곳곳서 기성권력 무릎꿇려

나는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들의 얘기는 암울했다. 70개 국가를 다니면 나라가 잘못돼 가는 모습 70가지를 만난다. 혁명이 일어나는 나라들을 보자. 혁명 뒤 이들 국가에서는 ‘선거’가 치러진다. 문제는 놀랄 만한 후보자가 등장해도 그가 이룰 성과는 빤하다는 것이다. 개인 혹은 소집단이 절대 권력을 쥐게 된다. 정치와 무관한 듯한 사업가들도 실은 정부에 의지하고 있다.

그리스처럼 국민이 자유롭게 투표하는 민주주의 국가조차 상황은 좋지 않다. 이집트에선 이른바 ‘민주화’가 더 격렬한 시위 혹은 폭력마저 조장한다. 물론 미얀마 상황은 개선되고 있고, 짐바브웨는 평온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남아프리카 몇 나라에서는 ‘권력자’에게(‘정부’가 아니라) 해가 될 수 있는 정보 공개를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다. 저항과 폭동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같은 나라는 선거로 세워진 정부가 시민들을 보호해 왔다. 그러나 이 정부는 최근 들어 새 사업자의 진입을 막고자 공모하는 기업들처럼 하나의 이익집단이 돼가는 것 같다. 정당은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할 뿐 뽑아준 시민에 대해선 방관하고 있다. 가령 세금의 경우 시민들이 바라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쓰이는 대신 정부에 우호적인 기업이 직원을 고용하는 데 쓰이는 식이다.

문제는 돈이 속임수를 쓴다는 것이다. 경제에 실질적인 힘을 행사하는 독재국가가 아니라 기업이 정부에 ‘영향’을 주기 위해 자산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민주국가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많은 정당이 정치적 발언을 하지만 정당도 ‘돈 기계’이기 쉽다. 잇달아 일어나는 시위는 시민들이 잘못된 선택을 인식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정부를 무너뜨리는 새로운 도구가 됐다. 그렇지만 정부가 효율적으로 책임 있게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편 또한 요구된다.

나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에 근본적 변화를 추진하려는 초당적 정치단체 ‘아메리칸스 일렉트’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이 단체의 행보는 다른 국가에도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메리칸스 일렉트가 추구하는 목표는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이 아닌 제3의 후보를 내는 것이다. 제3의 후보가 나섰던 적은 종종 있었지만 성공한 적은 없었다. 양당은 미국에서 100년 넘게 군림해 왔다. 시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각 주의 공무원들은 실은 양당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것이다. 아메리칸스 일렉트가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 퍼진 좌절과 분노가 이 단체의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사실이다.

대중 캠페인에 SNS 활용해야

아메리칸스 일렉트는 온·오프라인 경쟁을 통해 제3의 후보를 낼 계획이다. 대선 후보는 정치 기부금을 많이 낸 소수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국론을 양분하는 게 아니라 화합을 이끌면서 재정과 교육, 보건 문제 등 장기 정책 이슈를 논해야 할 것이다. 대중 캠페인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려면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등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프레젠테이션을 들었던 적이 있다. 아메리칸스 일렉트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책임 있는 정부를 세우기 위해, 옛것을 버리고 새것을 얻기 위해 이것을 이용해야 한다.

에스더 다이슨 에드벤처홀딩스 CEO

ⓒ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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