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남북 청년들 ‘양봉 밀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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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 동아리-탈북 청년 10명… 춘천서 ‘도시양봉 프로젝트’ 진행
통일모형 만들고 경제자립 도와

강원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에서 양봉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는 남측 대학생과 탈북 청년들이 첫 벌꿀채취를 앞두고 있다. 두드림 아카데미 제공
강원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에서 양봉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는 남측 대학생과 탈북 청년들이 첫 벌꿀채취를 앞두고 있다. 두드림 아카데미 제공
양봉(養蜂)을 통해 남북 청년들이 서로 교류하는 현장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북한 이탈 청년들의 취업을 위해 설립된 직업대안학교 ‘(사)두드림 아카데미’의 탈북 청년 5명과 강원대 비즈니스 사회공헌 동아리인 인액터스(enactus) 소속의 ‘민들레 봄’ 학생 5명. 민들레 봄은 북한 이탈 주민이 경제·사회적 자립을 통해 남한 사회에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 뭉친 학생들의 모임이다. 이들 남북 청년들은 강원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산자락에서 10통의 벌을 키우는 도시 양봉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남북 청년 간 교류를 통해 하나 되는 통일 모형을 만들고, 동시에 양봉으로 경제적 자립과 도시환경 개선, 탈북 청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을 위해 시작됐다. 평소 민들레 봄 학생들이 탈북 청년과의 교류를 위해 두드림 아카데미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던 중 ‘의미 있는 일’을 해 보기로 뜻을 모은 것이 계기가 됐다.

아이템을 양봉으로 정한 것은 꿀벌 감소로 인한 생태계 훼손을 방지하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들은 ‘양봉 프로젝트’를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다. 2월 원주 어반비즈 아카데미에서 실시한 양봉 이론과 실습 교육을 수료했고 매주 지속적인 만남과 회의를 통해 벌통 관리, 벌꿀 채집 방법을 논의하고 판매 전략도 세웠다.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자금 400만 원은 3월 말 남북하나재단의 민간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해결됐다.

이들은 이달 말 첫 채밀이 끝나면 직거래를 통해 판매하고 일부 제품은 이웃에게 나눠 줄 계획이다. 탈북 청년인 김모 씨(27)는 “6월 25일은 남북 모두에 남다른 의미가 있는 날이기 때문에 이때에 맞춰 우리가 직접 채취한 꿀을 생활이 어려운 북한 이탈 주민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밝혔다.

양봉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앞으로 춘천시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채밀을 비롯해 벌꿀 아이스크림 만들기, 밀랍 초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검토해 사업 및 참가자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최상준 두드림 아카데미 교무실장은 “이 프로젝트는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앞으로 남북 학생들의 공통 관심사를 늘려 가며 교류 사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드림 아카데미는 지난해 5월 춘천 석사동에 317m² 규모의 교실과 기숙 시설을 갖추고 문을 열었다. 20대 북한 이탈 주민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과 도내 중소기업 취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14명의 학생이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대#남북 청년#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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