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홀몸노인 말벗 돼준 강원 콜센터가 효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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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명에 매달 3차례 전화상담

강원도 콜센터(033-120)가 홀몸노인들에게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는 강원도 콜센터가 2012년부터 도내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홀몸노인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효도전화 덕분.

콜센터 상담원 14명은 효도전화 대상인 홀몸노인들에게 1개월에 3차례씩 전화를 걸어 말벗이 돼 주거나 각종 정보를 전달한다. 무더위와 강추위, 집중호우와 폭설 등 기상 악화로 안전이 우려될 때 대처 요령과 주의사항 안내도 콜센터 상담원들의 몫이다.

홀몸노인들이 일상의 어려운 점을 콜센터 상담원들에게 호소해 이를 해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춘천시에 사는 A 씨는 지난달 14일 콜센터 상담원과 통화하던 도중 “돈이 없어 백내장 수술을 못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고 상담원은 춘천시 보건소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3월에는 효도전화 대상인 B 씨가 며칠 동안 연락이 안 되자 콜센터가 수소문한 끝에 B 씨의 전화기가 고장 난 것을 알게 됐고 상담원이 전화기를 구해 보내주기도 했다. 또 평창군에 사는 C 씨는 4월 “개울물이 부족해 물을 쓸 수 없다”고 말하자 상담원이 면사무소에 요청해 생활용수를 긴급 지원했다.

지속적인 통화 덕분에 홀몸노인과 상담원들은 얼굴은 몰라도 이웃사촌 이상으로 친해진 경우도 있다. 평창군에 거주하는 D 씨는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힘든 가족에 대한 고민을 상담원에게 말할 정도로 흉금을 터놓고 지낸다. 또 원주시에 사는 E 씨는 지난달 병원에 입원하면서 보호자 연락처에 콜센터 전화번호를 남겼고, 병원의 연락으로 이 사실을 알게 된 콜센터는 관할 지역 사회복지사에게 연결해 뒷일을 봐드리도록 요청했다.

김명은 상담원(33)은 “외로운 분들이라 전화를 걸면 너무 반가워하고 길게는 40∼50분 통화하는 경우도 있다”며 “속초에 사시는 한 할아버지는 지난해 11월 제 결혼식을 축하하러 춘천까지 오셔서 감동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콜센터의 효도전화 대상 인원은 2012년 484명에서 지난해 2500명, 올해 3000명으로 늘었고 내년에는 33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강원도 콜센터는 이 밖에도 일반 민원 안내부터 교통 약자 이동지원 콜서비스, 도루묵과 고랭지 감자 판매 등 만물상(?) 기능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교통 약자 이동지원 서비스는 장애인, 노약자 등에게 콜택시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로 현재 25대의 차량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도내 농수산물 판매에도 나서 도루묵 1억7000만 원어치, 고랭지 감자 3억7500만 원어치를 판매하기도 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홀몸노인#콜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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