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전주도심 도로-녹지 온도 7도 이상 차이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전북녹색연합 시내 30곳 조사… 평화동 꽃밭정이네거리 38.9도 최고
같은 날 완산공원은 31.6도 그쳐

최근 수년 동안 전북 전주시의 여름 기온이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같은 도심에서도 도로와 녹지의 온도가 7도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심해지는 도심 열섬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녹지 면적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이 같은 결과는 전북녹색연합이 지난달 31일과 이달 7일 전주시내 30개 지점을 대상으로 실시한 도심 열섬 실태 조사에서 나타났다. 전주기상대 측정 결과 7일 낮 최고기온은 35.3도로 올여름 들어 가장 무더웠다. 조사 지역 30곳 가운데 전주천과 건지산 등 일부 녹지를 제외한 26곳의 최고기온은 전주기상대 측정 온도보다 높게 나타났다.

7일 전주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곳은 평화동 꽃밭정이네거리로 38.9도나 됐다. 인근 삼천동 용흥중학교가 37.9도, 팔복동 BYC 앞이 37.4도를 기록하는 등 기상대 측정 온도를 3∼4도 웃돌았다.

반면 전주대는 33.9도, 효자동 호반베르디움아파트 인근은 34.5도, 효자동 서곡초등학교는 34.6도로 기상대 발표 최고기온보다 낮았다. 같은 날 완산공원 그늘의 평균 기온은 31.6도로, 가장 높은 꽃밭정이네거리와 무려 7도 이상 차이가 났다.

도심에서는 인조잔디-우레탄-흙-잔디 순으로 지표 온도가 높았다. 지표 온도는 덕진동 건지산 그늘 아래 흙이 30.5도로 가장 낮았고, 삼천동 용와초등학교 인조잔디운동장이 57.2도로 가장 뜨거웠다. 덕진종합경기장 네거리 아스팔트 표면 온도도 52.4도를 기록했다.

이처럼 전주 시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기온이 크게 다른 것은 녹지 면적의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녹지 공간이 많은 지역은 도심에 비해 그늘이 많고, 녹지와 맨땅은 뜨거운 복사열을 방출하는 아스팔트보다 지표 온도가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시가 팽창하면서 외곽에 들어선 대단위 고층 아파트가 바람길을 막고 도심 골목까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포장으로 뒤덮이면서 녹지가 사라져 도시 열섬 현상이 가중되는 것이다.

도시 숲은 온도와 습도를 낮추는 데 효과가 커 플라타너스 한 그루가 하루 평균 15평형 에어컨 10대를 7시간 가동하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1인당 생활권 도시 숲이 1m² 늘어나면 여름철 한낮 온도를 1.15도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전북녹색연합 관계자는 “도심 열섬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빗물이 흡수되는 흙과 잔디로 바꾸어야 한다”며 “도시 숲과 옥상 정원을 늘리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에는 인조잔디나 우레탄 소재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는 올해 148억 원을 들여 도시 숲 24곳(20ha)과 가로수 34km, 명상 숲 14개 학교, 나눔 숲 14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