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무안공항 “날자꾸나”

  • 입력 2009년 6월 22일 06시 22분


광주공항 국내선과 통합 늦춰져 개항 2년째 ‘적자의 늪’

‘서남권 허브공항’을 목표로 2007년 문을 연 무안국제공항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이 공항 개항의 전제조건이었던 ‘광주공항 국내선 폐쇄’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원 “광주공항 국내선 통합해야”

감사원은 최근 한국공항공사 감사에서 “광주공항 국내선을 폐쇄하고 무안공항에 통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국내선만 운항해 적자로 바뀐 광주공항과 당초 계획대로 운영되지 못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무안공항의 통합 등 합리적 운영 방안을 마련할 것”을 국토해양부에 통보했다. 무안공항은 지난해 10월 이후 국내선 하루 1회, 국제선 주 10회 운항, 연간 운행 편수가 1841편으로 연 14만 회 이착륙 가능한 시설을 1.3%밖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항 첫해인 2007년 12억4800만 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71억3000여만 원의 손실이 났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연평균 5억6600만 원의 이익을 내던 광주공항도 지난해 11억6500만 원의 손실을 냈다.

○두 공항 ‘동반 몰락’은 예정된 수순

국토해양부(옛 건설교통부)는 2004년 6월 감사원의 통보에 따라 무안공항 개항 시기 결정에 앞서 항공수요 및 경제성을 검토했다. 당시 용역을 맡은 교통개발연구원은 “사업비 3017억 원을 쏟아 부어 공정 82%에 이른 이 공항을 방치하는 것보다는 개항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무안공항이 문을 연다면 광주공항을 폐쇄해야 한다는 종합의견을 제시했다.

연구원 측은 △접근시간이 30분에 불과한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을 모두 운영할 만큼 항공수요가 많지 않고 △두 공항을 병행 운영할 경우 연간 30억 원 이상의 비용이 추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무안공항 개항 반년 만인 지난해 5월 28일 광주∼무안공항 고속도로 개통 이후에야 광주공항 국제선만 무안공항으로 옮겼다.

감사원은 “광주시 전남도와 광주공항 국제 국내선을 모두 무안공항으로 옮기도록 합의한 뒤 무안공항을 개항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광주시는 최근 국토해양부에 “호남고속철도(KTX)가 완전 개통되는 2014년 이후 광주공항 국내선을 이전하도록 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광주공항 공군비행장의 무안공항 이전 방침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무안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문제가 더욱 꼬일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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