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우리 아이 안전 ‘키미’가 지켜요”

  • 입력 2009년 6월 26일 07시 00분


대구 수성구 ‘U-어린이지킴이’ 사업 시범실시… 등하굣길 위치 문자서비스
9월부터 240명에 확대 실시

“아이가 등교하기 전 위치추적 장치가 든 목걸이인 ‘키미’를 챙겨주는 게 하루 일과가 됐어요. 등교한 아이의 위치를 인터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게 정말 신기하고 편리해요.”

25일 오전 8시 10분 대구 수성구 범어동 K아파트. 이곳에 사는 주부 전모 씨(33)는 현관문을 나서는 아들 권모 군(8·동도초교 2학년)에게 “귀가할 때까지 항상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전 씨는 이어 거실의 컴퓨터를 켜고 어린이지킴이 사이트(www.keeme.or.kr)에 접속했다. 잠시 후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는 등교하고 있는 권 군의 위치가 빨간 점으로 표시됐다. 10여 분 뒤 전 씨의 휴대전화에는 ‘권 군이 방금 등교했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권 군이 학교 후문을 통과했음을 알려준 것이다. 이날 하교하기 전까지 권 군의 위치 정보는 수시로 전 씨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해졌다. 전 씨는 “최근 수성구 관내에서 초등학생인 여자 어린이가 납치됐다가 무사히 풀려난 사실을 뉴스로 전해들은 뒤 아이의 바깥출입에 신경이 더욱 쓰인다”고 말했다.

동도초교 저학년생 학부모들은 두 달 뒤부터는 이처럼 등교 후 귀가 때까지 자녀들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를 휴대전화와 컴퓨터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수성구가 9월부터 동도초교 1∼3학년 240명을 대상으로 ‘U-어린이지킴이’ 사업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이 사업이 실시되면 동도초교 반경 2km 안에서 대상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위치와 이동경로, 화상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수성구는 이 시스템의 장단점을 파악, 보완하기 위해 18일부터 이 학교 학생 8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권 군 등 시범 대상 어린이 학부모들은 현재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업이 본격 실시되면 이 학교 저학년생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 교문 통과 여부와 위치 정보 등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송받는 ‘등하교 알림서비스’와 폐쇄회로(CC)TV 영상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또 등하교 중인 자녀들이 일정 속도 이상 빨리 움직일 경우 경고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는 ‘등하교 위치추적 서비스’와 학부모가 설정한 등하교 경로를 자녀가 이탈하거나 장시간 움직임이 없을 때 제공되는 ‘긴급경고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 운영기관인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U-어린이지킴이 관제센터’ 김대환 담당은 “시스템은 기존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위치확인 서비스와는 달리 별도의 통신료 부담이 없고 위성항법장치(GPS) 기능이 내장된 단말기 구입 부담 없이 영상정보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고 밝혔다. 수성구는 이달 17일 대구 동부교육청과 수성경찰서,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등과 ‘유비쿼터스 어린이지킴이 시범사업 서비스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수성구는 올해 3월 동도초교를 이 사업 시범학교로 선정해 유비쿼터스 무선망과 지능형 CCTV 설치, 어린이 위치 관제시스템, 학교 화재 사전예방 감지시스템 등 인프라를 구축했다. 수성구 관계자는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첨단기술을 활용한 이 사업을 다른 초등학교에도 확대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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