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하나의 울산’ 보여준 세계양궁선수권대회

  • 입력 2009년 9월 9일 0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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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회 울산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9일간의 열전을 끝내고 9일 폐막된다.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된 것은 1985년 서울 육사화랑연병장대회 이후 24년 만이다. 당시는 대한양궁협회가 유치해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했다.

이번 대회는 유치부터 운영까지 울산 남구가 맡았지만 원활한 대회 진행과 철저한 방역이 돋보였다. 80개국 734명의 선수단 가운데 신종 인플루엔자A(H1N1) 환자가 단 한 명도 생기지 않았다. 국제양궁연맹(FITA) 우구르 에르데네르 회장은 “역대 최고 대회”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의 성공 개최에는 공무원들의 노력과 정성이 있었다. 양궁 팀을 보유하고 있던 남구는 김두겸 구청장 취임 직후인 2006년 7월부터 세계양궁대회 유치에 나섰다.

구청장에게 보고가 어려운 시간에 대한양궁협회로부터 “대회 운영비 3억 원을 지원해 주느냐”는 전화를 받은 담당공무원은 일단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그러고는 나중에 구청장 결제를 받았다.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한 셈.

2006년 8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FITA 총회 당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는 유력한 차기 대회 후보지였다. 한국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집중하던 때여서 정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김 구청장 등 유치단은 개최지 선정 투표권을 갖고 있는 FITA 운영위원의 부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함께 관광을 하고 한국의 전통 탈을 선물하며 호감을 샀다. 경비를 아끼기 위해 숙소에서 밥을 짓거나 라면을 끓여 먹으며 결국 대회를 유치했다.

울산시도 양궁장 확장 예산 30억 원을 지원했다. 대한양궁협회장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대회 준비를 돕고 경품용 차량 4대를 내놨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7일 간부회의에서 “세계양궁선수권대회는 행사의 성공도 그렇지만 공무원의 적극적인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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