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직원이 발명한 ‘골목형 소방차’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시로 특허 출원된다. 박 시장은 지난달 일본 요코하마(橫濱) 시 고스즈메(小雀) 정수장을 방문했을 당시 직원이 개발했다는 톱밥으로 만든 보도블록을 만져보며 “서울시 공무원도 아이디어 많이 내세요. 로열티도 나눠 갖고 포상도 하겠습니다”라고 밝히며 직무 발명을 격려한 바 있다. 시는 소방재난본부 안전지원과 이종문 주무관이 발명한 ‘골목형 소방차’가 21일 직무발명심의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라간다고 4일 밝혔다. 변리사가 검토한 결과 특허 출원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동안 서울시 공무원이 직무발명으로 특허를 낸 경우는 약 40건.
12인승 스타렉스 차량을 개조해 만든 골목형 소방차는 일반 소방차보다 폭이 40cm가량 좁고 길이는 3m가량 짧아 골목 사이사이를 누빌 수 있다. 목조문화재 화재 진압용 특수장비도 탑재했다. 기와의 접착제 역할을 하는 강회층을 뚫을 수 있도록 압력을 높여 물과 이산화탄소를 세게 발사하는 장치다. 패널은 3∼5초, 콘크리트 벽돌은 25∼30초에 뚫을 만큼 성능이 뛰어나다.
이 소방차를 발명한 이 주무관은 2008년 2월 숭례문 화재 진압에 직접 참여했다. 그러나 기존 장비가 강회층을 뚫지 못해 불길이 다시 솟아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이 주무관은 “숭례문이 불타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고심 끝에 목조문화재용 화재 진압장비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허를 등록한 뒤 업체가 소방차 생산에 나설 경우 시와 이 주무관이 로열티를 50%씩 나눠 갖게 된다. 골목형 소방차는 대당 9600만 원. 현재 동작·종로소방서에 한 대씩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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