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수출 막걸리 38% ‘경기 북부’ 제품…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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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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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 포천-가평 등 지하 250m 암반수가 경쟁력
좋은 쌀… 가격 30% 더 비싼 경기미 사용해 품질 높여

천연 암반지하수와 경기미로 막걸리를 빚는 경기 가평의 우리술 공장에서 제조한 막걸리를 한 직원이 살펴보고 있다. 경기도 제공
천연 암반지하수와 경기미로 막걸리를 빚는 경기 가평의 우리술 공장에서 제조한 막걸리를 한 직원이 살펴보고 있다. 경기도 제공
프랑스 와인, 독일 맥주 등 나라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중적인 술이 있다면 한국은 단연 막걸리다.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국내 술 소비는 막걸리가 주종이었다. 연간 100만 t이 넘게 소비되던 막걸리는 점차 줄어 2002년에는 10만 t이 안 될 정도로 급속히 위축됐다. 이후 국내에서 막걸리 열풍이 분 것은 4, 5년에 불과하다. 드라마 가요 등 한류열풍과 함께 일본에서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역으로 국내서도 인기를 회복하게 됐다. 수출도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는 대일본 막걸리 수출액이 국내 사케 수입액의 3배를 넘었다. 그 중심에 경기북부지역 막걸리가 있다. 경기북부 막걸리가 각광받는 이유는 뭘까?

○ 경기북부, 전체 수출액의 38% 차지


27일 오전 경기 가평군의 막걸리 제조업체 ㈜우리술 공장. 현대식 시설을 갖춘 공장에서는 쉴 새 없이 막걸리 병 제품이 쏟아져 나왔다. 발효와 숙성을 마쳐 완성된 막걸리가 병에 담기면 그 위에 상표가 부착되고 박스 포장까지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일사불란하게 이뤄졌다.

이날 공장을 찾은 일본인 주류 수입상 8명은 위생적이고 현대적인 시설을 보고는 만족감을 표시했다. 일본 주류도매회사인 고쿠부 사의 신조 나오야(新城直미) 씨는 “한류 열풍과 함께 막걸리도 일본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9개국에 450만 달러(약 50억8000만 원)어치를 수출한 이 회사는 올해 수출 목표를 2배로 잡았는데 이미 가계약액은 목표를 달성했다. 박성기 대표는 “지하 250m 암반수와 경기미를 사용해 어느 제품보다 품질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 ‘좋은 물+경기미’가 맛의 비결

지난해 막걸리 수출 물량은 4만3103t(금액 5276만 달러·약 595억9242만 원). 이 가운데 38%인 1만9800t을 상신주조, 이동주조, 우리술 등 경기북부 12개 막걸리 업체가 수출했다. 전체 수출 물량의 90%인 1만8000t이 일본에 수출됐다. 750mL들이 병으로 환산하면 2400만 병이다. 일본인 5명 가운데 1명이 경기북부산 막걸리 한 병을 마신 셈이다. 국내 막걸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규모 주류회사들이 수출시장에 진출하기 전인 2, 3년 전까지는 경기 막걸리가 수출량의 80∼90%를 담당했다.

경기북부산 막걸리 경쟁력의 핵심은 주원료인 물이다. 포천과 가평 등 산악지대 천연지하수가 맛의 비결이다. 포천과 가평에만 50여 개의 전국 생수업체 중 11곳이 모여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품질이 좋아 다른 지방 쌀보다 20∼30% 비싼 경기미가 사용되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김두식 경기도 농정과장은 “주조 기술은 한국보다 한 수 위지만 일본은 우리 막걸리 맛을 내지 못한다”며 “지역별로 맛 차이가 나는 와인처럼 경기지역에서 나는 물과 쌀이 결합돼 독특한 막걸리가 빚어진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찍 수출시장에 관심을 갖고 2007년부터 영세했던 막걸리 업체들의 시설 현대화 등에 200억 원을 지원한 경기도의 노력이 큰 도움이 됐다.

경기북부 막걸리 업체들은 수출에 주력하면서도 올해는 경기도와 함께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 시장을 겨냥한 본격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김 과장은 “일본의 막걸리 열풍은 1995년 일본에 처음 수출한 경기북부산 막걸리가 장기간에 걸쳐 이룩한 것”이라며 “이젠 국내 시장 공략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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