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0분밖에 지나지 않았을 뿐인데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 가슴 허리 등 팔다리 운동은 물론이고 발목에 부담이 가지 않으면서 제자리에서 쉽게 뛸 수 있는 에어쿠션 위에서 유산소 체조를 따라 하다 보니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시계를 볼 틈도 없었다. 운동 부족으로 최근 체중이 급격하게 불어난 기자가 2일 오후 직접 서울 서초구 보건소에 마련된 순환운동센터를 찾아 운동 프로그램을 체험해 봤다. ○ 호텔 피트니스클럽 대신 보건소로
새해를 맞아 건강을 위해 체중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이가 많다. 매년 초 헬스클럽에 등록해 운동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지만 작심삼일에 그치기 일쑤였다면 서초구 보건소를 찾아보자. 등록하는 순간부터 전문 상담사와 트레이너가 3개월 동안 당신의 건강을 책임져준다. 이날 서초구 보건소를 찾은 기자 역시 체지방 비만도 등 체성분 분석부터 채혈검사까지 각종 건강진단을 실시하고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건강 상담사는 기자의 혈액검사를 통해 측정된 중성지방 수치를 살펴보며 심각한 표정으로 복부비만 진단을 내렸다. 상담사는 허리 사이즈를 수시로 재면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기자의 손에 줄자를 쥐여 준 뒤 정체불명의 카드 한 장을 함께 내밀었다.
상담사를 따라 보건소 지하에 있는 웰니스 순환운동센터에 내려오니 첨단 운동기구 9개가 눈에 들어왔다. 운동기구에는 무게를 조절하는 쇳덩이 대신 무선정보인식장치(RFID)가 부착돼 있었다. 정체불명의 카드가 바로 개인별 맞춤운동을 가능케 하는 열쇠였다. 카드를 운동기구 위에 올려놓으면 자신의 체형에 맞게 적절한 무게와 횟수가 자동으로 세팅된다. 옆 운동기구로 옮겨갈 때마다 유산소 체조를 해야 해 운동효과는 배가됐다. 이날 8명의 주민과 함께 원형으로 배치된 운동기구를 따라 두 바퀴를 돌며 50분 동안 운동을 마치고 나니 등줄기를 타고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웰니스 순환운동센터에서 운동을 시작한 지 2주일 됐다는 심정원 씨(52·여)는 “보건소에서 고지혈증 진단을 받은 뒤 이곳에서 운동을 시작했다”며 “자기 체력에 맞게 운동할 수 있는 점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심 씨는 평소 다니던 호텔 피트니스클럽에 가는 대신 이곳에 올 정도로 웰니스 순환운동센터 팬이 됐다. 이날 심 씨와 함께 처음 이곳을 찾은 황현숙 씨(53·여)는 “디스크 증상이 있어 운동을 제대로 하기 힘들었는데 직접 체험해 보니 몸에 무리가 전혀 가지 않으면서도 운동 효과가 높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 대사증후군 걱정도 그만
서초구 보건소는 웰니스 순환운동센터 참가자를 3개월 단위로 모집하고 있다. 참가자들에게는 건강증진센터에서 매달 한 차례씩 정기검진을 실시해 운동 이후 신체 변화를 알기 쉽게 안내하고 있다. 하루에 5회 프로그램만 운영하고 회당 9명씩만 참가할 수 있어 등록 대기자가 밀려 있다. 한 달에 2만5000원만 내면 돼 저렴한 비용에 운동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권영현 서초구 보건소장은 “복부비만과 고혈압 등 성인병 유발 요인을 3가지 이상 갖고 있는 상태인 대사증후군을 방치하면 뇌중풍(뇌졸중)이나 암 같은 질병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며 “주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보건소에서 운동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전문 영양사의 식생활 개선 상담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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