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더 동아/7월 14일]조치훈 혼인보 10연패…일본 신기록 수립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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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걸고 둔다’는 집념으로 유명한 프로 기사 조치훈. 동아일보 DB
‘목숨을 걸고 둔다’는 집념으로 유명한 프로 기사 조치훈. 동아일보 DB
2000년대의 바둑은 웹툰 ‘미생’이나 인공지능(AI) 알파고로 친숙하지만, 바둑계를 빛내온 이들은 투혼의 프로 기사들이다. 많은 이름 중에도 조치훈은 ‘목숨을 걸고 둔다’는 집념의 기사다. 교통사고 뒤에도 대국을 포기하지 않고 휠체어에 탄 채 돌을 집었던 그이다.

‘일본에서 활약 중인 프로기사 조치훈 9단이 일본기계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혼인보(本因坊) 타이틀을 10연패하는 신기록을 세웠다.’(동아일보 1998년 7월15일자)

조치훈의 혼인보전 10연패 소식을 알린 동아일보 1998년 7월15일자 14면.
조치훈의 혼인보전 10연패 소식을 알린 동아일보 1998년 7월15일자 14면.
1998년 7월14일, 일본 이바라기현 후쿠로다 온천호텔에서 이틀째 열린 제53기 혼인보전 의 7번기 제6국에서 조치훈은 도전자 왕리천을 154수만에 백 불계로 꺾었다. 이로써 조치훈은 1989년 획득한 혼인보 타이틀을 10연패 획득하면서 일본 신기록을 수립했다. 혼인보전은 메이진(名人), 기세이(棋聖)전과 함께 일본 3대 기전으로 꼽히며 이 셋을 동시에 차지하는 것을 대삼관(大三冠)이라고 부른다.

조치훈은 여섯 살 때 일본으로 바둑 유학을 떠나 만11세에 당시 일본 최연소로 입단했다. 1980년 3대 기전 중 메이진을 따내 정상급 기사가 됐고 1983년에는 대삼관의 위업을 달성했다. 일본 바둑의 천하 통일을 이룬 셈이었다. 그는 1996년에도 대삼관의 천하 통일을 한 번 더 이뤘다.

1980년 3대 기전 중 하나인 메이진전에서 승리한 뒤 귀국한 조치훈이 어머니의 손을 잡고 기뻐하는 모습. 동아일보 DB
1980년 3대 기전 중 하나인 메이진전에서 승리한 뒤 귀국한 조치훈이 어머니의 손을 잡고 기뻐하는 모습. 동아일보 DB
1998년 혼인보 10연패를 기록한 것은 대삼관 3년 방어를 앞뒀을 때였다. 동아일보는 조치훈의 혼인보 제패 소식을 전한 다음날 ‘경제 위기로 지친 국민에게 큰 위안을 주는 청량제가 아닐 수 없다’면서 ‘3년 연속 대삼관의 주인공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썼다(1998년 7월16일자). 바람대로 그는 그해 11월12일 ‘일본 메이진 타이틀 방어로 대삼관 3년 연속 방어에 성공하는 신기원을 이룩했다.’(동아일보 1998년 11월13일자)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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