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더 동아/7월 9일]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첫 생환자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9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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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7월10일자 동아일보 1면.
1995년 7월10일자 동아일보 1면.

“살아 있어요.”

가느다란 소리가 새어나오는 콘크리트 더미 사이 구멍 속으로 막대기를 넣었을 때였다. 힘은 없었지만 막대기를 끌어당기는 느낌이 분명하게 전해졌다. 구조대원들은 탄성을 질렀다. 1995년 7월 9일 오전 6시 20분, 서울 서초구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지 11일 만에 스무 살 대학생 최명석 씨가 처음으로 구조된 순간이었다.

당시로선 낯설게도 해외쇼핑몰과 흡사하게 지어진 분홍색 삼풍백화점은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직원들로 유명했던 길 건너편 삼풍주유소와 함께 ‘강남의 상징’이었다. 지상 5층, 지하 4층의 이 건물이 무너지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0초. 부실시공 때문이었다.

삼풍백화점 붕괴 11일 만에 구조된 최명석 씨
삼풍백화점 붕괴 11일 만에 구조된 최명석 씨
최 씨는 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 당시 “빗물을 받아 마시고 종이상자를 뜯어먹기도 하면서 허기를 달랬다”고 회상했다. 1995년 7월 10일자 동아일보 1면은 기적의 생환 소식을 전하며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구조작업환경이 어려웠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생존자가 남아있을 가능성을 절대로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썼다. 최 씨에 이어 유지환 박승현 씨가 구조되면서 기사의 ‘가능성’은 ‘현실’이 됐다.

삼풍백화점 참사 10년…당시 생존자 최명석씨
삼풍백화점 참사 10년…당시 생존자 최명석씨

사고 직후 건설회사에 취직한 최 씨는 재개발 재건축 기획팀에 지원해 일했다. 부실시공의 끔찍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다(2005년 6월 25일자 동아일보 24면). 최 씨는 “삼풍 같은 사고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불안하다. 3년 전인 2014년에도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안전을 무시한 행태가 여전하다는 얘기다. 정부와 기업 모두 국민 안전을 위한 감시와 관리가 더 철저해져야 한다.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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