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간주행등 의무화로 사고 예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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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꺼! 반칙운전]
한국은 2006년 입법논의 흐지부지

네덜란드 취재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환한 대낮에도 차량들이 전조등을 켠 채로 달린다는 점이었다. 국도 고속도로 등 어디를 가나 주간 전조등 켜기가 보편화돼 있었다.

주간전조등 켜기를 통한 교통사고 감소 효과는 이미 여러 차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스웨덴 도로교통연구소 조사 결과 전조등을 켜면 주간 교통사고는 켜지 않았을 때보다 11% 감소했다. 캐나다 독일 미국 등에서도 최소 3%∼최대 21%까지 주간 교통사고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맞은편 차량 운전자의 주의력과 집중력을 높이고 보행자에게는 차량의 위치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어 사고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EU)은 이미 1992년 주간주행등(DLR·Daytime Running Lamp) 규정을 제정해 2011년까지 유럽 전역에 의무 장착을 추진했다. 주간주행등은 전조등 외에 별도의 램프를 설치하는 것으로 시동을 걸면 곧바로 점등이 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주간전조등에 대한 규정이 없다. 2002년 월드컵 개최 당시 처음으로 전국적인 주간전조등 켜기 캠페인이 전개됐고 2006년 법제화가 논의되기도 했지만 결국 흐지부지됐다.

교통안전공단 이호상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주간전조등을 켜면 추가 연료가 낭비되고 전구교체비용 등 지출이 더 크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교통사고 예방효과를 생각하면 주간전조등을 켜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교통안전공단이 주간전조등 효과를 분석한 결과 사고예방을 통한 효용이 4249억 원으로 추가 연료소비 1397억 원, 전구 교체비용 165억 원을 합친 것보다 높았다.

드라흐턴=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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