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다함께]그녀들, 달처럼 환하게 웃었다

  • 입력 2009년 9월 30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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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기 안산시 외국인주민센터에서 열린 다문화가정 한가위축제에서 미카미 히로미 씨(오른쪽)와 가토 지에미 씨가 맷돌체험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1993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이주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안산=원대연 기자
28일 경기 안산시 외국인주민센터에서 열린 다문화가정 한가위축제에서 미카미 히로미 씨(오른쪽)와 가토 지에미 씨가 맷돌체험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1993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이주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안산=원대연 기자
안산서 다문화가족 등 200명 한가위 축제

“열무김치 밥 말아 먹고 우주자전거 달리자! 된장찌개 밥 말아 먹고 우주자전거 달리자!”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에 있는 시립 선부어린이집 어린이 11명이 무대 위에서 창작국악동요 ‘우주자전거’를 힘차게 불렀다. 아이들은 저마다 필리핀, 베트남, 파키스탄, 중국, 한국 전통의상을 입었지만 ‘앞바퀴는 해님, 뒷바퀴는 달님’ 후렴구를 외치는 모습은 서로 닮았다.

29일 안산 외국인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한가위, 함께 나눠요. 해피 투게더’ 축제에는 다문화가정 가족 50명을 포함해 200명이 넘는 외국인이 참여했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역사회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한국자원봉사센터중앙회가 주최하고 삼성사회봉사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안산시가 후원한 이번 축제에는 다문화가정 음식체험, 송편 만들기, 다문화공연 같은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행사장 중앙에서는 떡메를 치고 인절미를 자르는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국가별로 마련된 코너마다 자국의 음식을 뽐내려고 모인 외국인 주부들이 굽고 찌고 튀기기에 바빴다.

베트남 주부들이 선보인 쌀국수가 인기가 좋았고 돼지고기를 꼬치에 끼워 구운 필리핀식 숯불구이 ‘이니하우’ 앞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이날 모든 음식은 무료로 제공됐다. 떡판 위에 놓인 인절미를 계속 집어먹어도 눈치 보이지 않는 풍성한 한가위축제 자리였다.

16년 전 한국 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온 일본인 미카미 히로미 씨는 “가끔 외국인들이 모여 추석을 기념하는 자리는 있었지만 오늘 행사는 가장 흥겹고 볼거리도 다양한 것 같다”며 “지역 주민과 얘기도 나누고 고향 음식을 먹으며 향수를 달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순동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은 “다문화가정과 국내 거주 외국인이 늘면서 그들이 지역 주민과 서로 잘 융화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가위축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안산=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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