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김재형 프로듀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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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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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눈물’ ‘여인천하’ 등 250편 연출
TV 사극 시청률 50% 전성시대 열어

TV 드라마 ‘용의 눈물’ ‘여인천하’ 등을 연출한 ‘사극의 대가’ 김재형 PD(사진)가 10일 오전 7시 45분 별세했다. 큰 지병 없이 대학 출강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 오던 고인은 4일 위 천공으로 수술을 받았으나 고령으로 회복하지 못 했다. 향년 75세.

충북 음성 출신인 고인은 경기상고와 동국대 국문과를 거쳐 1961년 KBS 개국요원으로 방송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64년 TV 사극의 효시로 여겨지는 ‘국토만리’를 시작으로 ‘별당아씨’ ‘사모곡’ ‘한명회’ ‘왕도’ 등 40여 년간 250여 편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특히 1996년부터 1998년까지 방영된 ‘용의 눈물’(KBS), 2001년 ‘여인천하’(SBS)는 시청률 40∼50%대를 기록하며 TV의 사극 전성시대를 열었다. ‘용의 눈물’의 성공으로 그의 이름이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개정판 ‘화제의 인물’에 오르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극 연출가로서의 신조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의 역사는 찬란했습니다. 선비는 정의를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버렸고 군신과 주종 간의 신의도 넘쳐납니다. 이처럼 역사의 덕목과 교훈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국가를 경영해온 왕들에게서는 웅혼한 역사정신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극적 재미를 넣다 보니 역사 왜곡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야죠.”

그러나 2003년 연출한 ‘왕의 여자’(SBS)가 경쟁작 ‘대장금’에 밀려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08년 248번째 연출작 ‘왕과 나’(SBS)를 연출할 때에는 췌장염으로 인한 건강 악화로 중도하차했다. 이후 동국대 문예창작과 석좌교수와 한국공연예술종합학교 학장 등으로 강단에서 후학 양성을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에는 광주에서 공연된 연극 ‘김치’의 연출을 맡아 연출에 대한 변함없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한민족문화예술대상(영상예술), 한국연극영화예술상(TV 연출상), KBS연기대상 탤런트가 뽑은 올해의 연출가상, 서울시문화상(언론 부문), 한국TV프로듀서상(공로상), 동국대 금휘장상, 한국방송대상 TV 프로듀서상, 위암장지연상(방송 부문),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작품상·대상, 한국방송대상 대상, 문화훈장 보관장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 부인 임선순 씨와 2남 2녀가 있다. 장남 창만 씨는 영화감독으로, 차남 두만 씨는 CF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13일 오전 8시 반. 02-3010-2265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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