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구랑 인사하실래요]장애인 위해 헌신하는 강병덕

  • 입력 2000년 5월 6일 15시 44분


내친구 병덕이는 제가 다니는 고려대학교 동아리 장애인 사랑 실천모임 '하나둘 다섯'의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병덕이는 그 모임의 회장이지요. 그는 장애인 사랑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몸소 보여주고 있지요.

장애인은 장애가 있으니까 몸이 불편하고 그러니까 비장애인인 나는 장애인을 늘 보살펴야 하고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 장애인에 대해 제가 가져왔던 생각이었습니다. 때맞춰 기부하고, 가끔 찾아가 주는 정도의 '봉사'활동을 하면 된다고 늘 생각해 왔죠. 그래서 다달이 용돈을 아껴 근처 재활원에 기부를 해 왔고 "이 정도면 충분해"하고 자족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와서 만나게 된 병덕이는 이러한 생각이 얼마나 잘못 되었는지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장애인은 '보살핌'의 대상이 아니라 '공존'의 대상이며, 장애인은 장애가 있어 나보다 못한 사람이 아니라 단지 몸이 조금 불편한 사람일 뿐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 것이죠.

사회와 격리되어 있는 그들을 진정으로 돕는 일은 몇 번의 값싼 동정이 아니라 이 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늘 생활하고 있는 이 학교부터 그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하고, 일반 학우들이 장애우들에 대해 갖는 편견들도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죠.

그런 운동의 하나로 그는 동아리 차원에서 '학교내 장애우들의 환경개선등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고, '하나둘다섯 장애영화제'를 개최하였습니다. 그리고 총학생회 선거철에는 현 총학생회가 장애학생 복지관련 정책을 얼마나 실행하였는지, 그리고 다음 총학생회장 선본의 장애우 관련 공약은 어떤지 평가하여 학우들에게 알리기도 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장애 학우특별전형에서의 문제점을 개선할 것과 장애우들이 학교에 입학한 후에 최소한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학교측의 지원을 요구했구요. 장애학생들에게 필요한 상담·지원기구의 설치와 장애인 관련 교양과목 개설 등을 총학생회에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젊음과 자유의 공간', 흔히 대학을 이런 수식어로 표현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화려한 수식어에 가려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잊은 채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사회속의 개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며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아닌 우리로 살아가는 법, 나의 행복만이 아닌 그네들의 행복도 돌볼 줄 아는 마음. 마음을 가르쳐 준 고마운 강병덕, 그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정효영/동아닷컴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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