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도 월드컵시대]안전띠-음주운전 ‘경종’

  • 입력 2001년 12월 20일 19시 01분


동아일보가 교통안전캠페인을 시작한지 올해로 6년이 지났다.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1년여 앞두고 본보는 캠페인의 제목을 <출발 교통선진국>에서 <교통문화도 월드컵시대>로 바꿔 1월9일자 A25면 ‘작년 교통사고 76초마다 1명 사상’ 기사부터 12월14일자 C7면 ‘세계는 지금 음주운전과 전쟁’ 기사까지 45회 이상 시리즈를 지속하면서 우리의 열악한 교통현실을 고발하고 선진국의 모범사례를 소개해왔다.

지난 1년간 이 시리즈엔 어떤 내용이 다뤄졌으며 우리의 교통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어린이 안전부터 해외사례까지〓올초 본보의 교통안전캠페인이 처음 관심을 기울인 분야는 어린이 교통안전이었다.

2월13일자 A25면 ‘사고예방 활동 아동사망 줄여’와 3월13일자 A25면 ‘세이프 키즈 안전회의 참관기’ 등 기사에는 학교를 직접 방문해 어린 학생들에게 교통안전을 가르치는 미국 경찰관의 이야기와 어린이 안전캠페인을 주도하는 국제시민단체 ‘세이프 키즈(Safe Kids)’의 세계 지도자 리더십 콘퍼런스 취재기가 보도됐다.

99년 국내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가 인구 10만명당 7.8명에 달해 선진국의 3,4명 수준과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고 환기시켰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허억(許億) 어린이교통안전연구소장은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유형의 사고에 대비한 안전교육을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도 세이프 키즈 코리아 창립총회를 갖은 만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3월10일 시작된 교통법규 위반 신고포상금제, 4월20일 시작된 고속도로 비노출 단속 등 올해 경찰의 단속활동은 그 실효성과 정당성에 있어 시민들의 논란 대상이었다.

6월19일자 A21면 ‘경찰 비노출단속 동행취재’ 기사는 당시 순찰차가 아닌 일반 승용차로 교통단속을 벌이는 경찰의 단속이 ‘함정단속’ 논란에 휘말린 시점에서 일본 후쿠멘빠토카(覆面パトカ-:복면 쓴 순찰차라는 뜻) 등을 소개하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준법정신을 고취시켰다.

대한손해보험협회 고동수(高東壽)전무는 “경찰의 비노출 단속과 신고포상금제에 대한 보도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법을 지켜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룰을 바로 세운 기사였다”며 “‘전문 고발꾼’에 대한 부작용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들의 교통문화를 점검하고 이들의 교통시스템을 통해 국내 교통 현실을 되짚어보는 기사들도 선보였다.

6월12일자 A19면 ‘일본 시내버스 안전운행 돋보여’기사와 7월3일, 10일자 A21면 ‘브라질 쿠리티바시 대중교통 성공사례’ 8월31일자 C7면, 9월7일자 C8면에 나온 ‘미국의 교통사고 줄이기’ 등은 국내 교통전문가들의 연구자료로도 큰 호응을 얻었다.

정해진 시간에 정류장 앞 네모 칸 안에 정확히 멈춰 서는 일본 시내버스, 일방통행 도로와 좌회전 전용차로 등으로 신호체계를 단순화한 브라질 버스노선, 교통법규 위반자 처벌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사회봉사제도 등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줬다.

▽높아진 시민의식〓올해 국내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8000여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2200여명이 줄어들었다. 사망자 감소율 22%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으며 74년 일본의 16.5% 감소보다 크게 앞선 수치다. 특히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가 5.4명으로 낮아져 처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터키(6.5명)를 넘어 꼴찌를 면했다.

이같은 결과를 가져온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 지난해 26.1%에서 올해 85.8%로 높아진 안전띠 착용률 때문.

본보는 3월20일자 A25면 ‘운전자 절반 안전벨트 안 맨다’, 3월27일자 A25면 ‘4명중 3명 안전띠 착용 안해’ 기사로 시작해 8월21일자 A21면 ‘안전띠 안 매면 과실비율 최고 20%’ 기사 등 꾸준히 안전띠 매기 운동에 동참해왔다.

높아진 시민의식은 바로 나타났다. 교통안전공단(이사장 이승일)과 시민단체 녹색교통운동(공동대표 신부용 교통환경연구원장 등 3명)이 올해 발표한 교통문화지수는 지난해 57.3점에서 올해 71.9점으로 14.6점이나 상승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6년간 꾸준히 국내 교통문화를 점검해온 동아일보의 교통시리즈로 인해 경찰과 학계, 시민단체까지 보다 폭넓은 시각을 가지게 됐다”며 “무엇보다 시민의 안전의식이 이중삼중으로 촘촘해져야 사고가 세어나갈 틈이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자문위원단〓내남정(손해보험협회 상무) 설재훈(교통개발연구원 연구위원·국무총리실 안전관리개선기획단 전문위원) 신부용(교통환경연구원장) 이순철(충북대 교수) 임평남(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 소장) 김태환(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장)

▽특별취재팀〓허승호 경제부차장(팀장) 구자룡 김두영(경제부) 김응수(편집부) 전승훈(오피니언팀) 이승재(인력개발팀) 박윤철(국제부) 이동영(사회2부) 최호원(사회1부) 기자

▽손해보험협회 회원사(자동차보험 취급 보험사)〓동양화재 신동아화재 대한화재 국제화재 쌍용화재 제일화재 리젠트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LG화재 동부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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