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불편해요]"운전면허 원서접수 꼬박 서 있어야"

  • 입력 1999년 12월 7일 19시 48분


“마이크로 이름을 불러주면 좋을 텐데…. 꼭 이렇게 창구 앞에 줄줄이 서서 기다려야만 하나요.”

★북새통 창구 방치만

6일 낮 12시반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운전면허시험장 2층. 점심시간을 이용해 운전면허 학과시험을 신청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두 줄로 늘어서 있었다. 한 줄은 학과시험 응시원서 접수를 위해, 다른 한 줄은 전산처리된 응시원서를 돌려받기 위해 선 줄이었다.

원서 접수에는 5분 가량, 전산처리된 원서를 돌려받는 데는 15∼20분 가량 걸렸다.

접수 창구 맞은편 5∼6m 떨어진 곳에 소파가 드문드문 놓여있었지만이곳에 앉아서 기다리는사람은 없었다. 전산처리된 원서를 돌려주는 여직원이 육성으로 이름을 부르다 보니 소파에 앉아서는 이 소리를 들을 수가 없기 때문.

한참 다리품을 팔고서야 응시원서를 돌려받은 이은주씨(27·여·서울 성동구 행당동)는 “구청 시청 동사무소 등 민원업무를 처리하는 대부분의 기관들이 민원인 편의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데 유독 운전면허시험장만 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반경 기능시험과 도로주행 응시원서 접수창구 앞에도 줄이 길게 늘어섰다.

원서 접수를 마친 대기인들은 언제 자기 이름이 불릴지 몰라 접수창구 앞을 가득 메웠고 창구 여직원들은 이들에게 옆으로 비켜나라고 연방 손짓을 해댔다.

★안내방송-번호표 절실

이처럼 운전면허시험 응시자들이 불편을 겪기는 서울의 나머지 3개 도봉(노원구 상계동), 강서(강서구 외발산동), 서부(마포구 상암동)운전면허시험장도 마찬가지.

면허시험장 관계자들은 “접수창구 옆에 앰프시설이 설치돼 있지만 응시자가 많이 몰리는 경우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6일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서 만난 김모씨(36·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마이크로 이름을 부르거나 은행처럼 순서대로 번호표를 받고 차례가 돌아올 때까지 앉아서 기다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재현·이명건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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