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김정하/돈 안드는 ‘웰빙’도 많아요

  • 입력 2004년 3월 18일 1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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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wellbeing) 바람이 거세긴 거센가 보다. 평소 고기를 좋아하던 한 직장 동료가 요즘은 회식 자리에서도 고기를 잘 먹지 않는다. 몸에 좋지 않아서란다. 야채도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것만 먹기 시작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물론 비싸지. 하지만 부담스러울 정도로 비싸지는 않아. 지불한 것 이상으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고 라면처럼 먹고 나서 ‘몸에 좋지 않은 걸 먹었다’는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지. 웰빙 음식이 맛없다는 건 잘못 알려진 얘기야.”

웰빙은 글자 그대로 ‘잘 먹고 잘 살자’는 유행이다. 먹을거리 화장품 가전 의류 스포츠 아파트 등 거의 전 분야에 ‘웰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는 광고가 없을 정도다. 과연 웰빙 제품에는 실체가 있는 것일까.

요가 명상 아로마세러피를 하고, 자연 성분의 제품을 선호하며, 핸드 메이드 제품을 쓰고, 유기농 음식 위주의 식생활을 즐기는 것은 분명 해로울 게 없다. 하지만 어쩌다 한두 번 웰빙 음식을 먹고, 웰빙 제품을 사용한다고 그 효과가 갑자기 눈에 띄게 나타나진 않는다.

대부분의 웰빙 제품은 비싸다. 몸에 좋다니 호기심에 이끌려 지출하지만 뻔한 월급에 의존하는 평범한 직장인에게는 부담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하루 일과를 꼼꼼히 따져 보면 돈 안 들이고도 웰빙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 적지 않다고 본다. 귀찮다는 이유로 수시로 아침식사를 건너뛰고 입맛에 맞는 반찬만 골라 먹는 것, 밤늦게 TV를 시청하면서 야식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 가까운 거리도 택시를 타는 습관 등. 이 중 한두 가지만 고칠 수 있다면 비싼 웰빙 음식을 사먹는 것보다 더 몸에 좋을 것이다.

여기에 매일매일 누적되는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긍정적이고 건강한 사고방식이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웰빙족의 모습이 아닐까.

김정하 회사원·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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