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요커]월가 ‘돈 내리는 성탄’성과급 최고 950억원

  • 입력 2006년 12월 19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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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욕 맨해튼에서 한 채에 수백만 달러씩 하는 고급 아파트를 거래하는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무척 바쁘다. 페라리 같은 최고급 승용차를 판매하는 매장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그 이유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월가 여기저기에서 돈벼락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가에서 12월은 보너스의 계절. 한 해 실적에 따라 천문학적인 보너스를 받는 월가 맨이 부지기수다. 이들은 그 돈으로 고급 아파트를 사기도 하고, 때로는 고급 자동차 같은 사치품 쇼핑에 나서기도 한다.

전 세계 투자은행 중의 투자은행으로 꼽히는 골드만삭스는 최근 올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직원들에 대한 보상 계획을 발표했다.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골드만삭스는 올해 직원들에게 연봉과 성과급 등으로 모두 165억 달러를 지출한다고 발표했다.

골드만삭스 직원 한 명에게 들어가는 평균 연간 인건비는 62만3000달러(약 6억 원). 이 중 절반 이상이 연말에 지급되는 성과급으로 추산된다. 골드만삭스에서 초임 근무자는 대체로 25만∼35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그러나 이후는 철저히 성과급이다. 성과가 좋으면 몇 년 안에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거물로 성장할 수 있다.

성과급의 성격상 직원별로 차이가 크다. 일부 최고 수준의 트레이더가 받는 성과급은 1억 달러(약 950억 원)가 넘는다.

ABC방송은 최근 골드만삭스 직원들이 받는 돈벼락을 뉴스로 전하면서 “1억 달러는 빈곤에 시달리는 어린이 80만 명을 1년 동안 먹이고도 남는 돈”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1억 달러는 미국 의사 평균 연간소득의 1250배에 해당한다는 것.

다른 투자은행들도 골드만삭스보다는 적지만 잇달아 보너스 지급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리먼브러더스는 올해 직원 인건비로 보너스를 합쳐 연간 평균 33만5441달러를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최고인 골드만삭스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뉴욕 샐러리맨 평균연봉의 6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월가의 잘나가는 회사들이 올해 이처럼 돈잔치를 벌일 수 있었던 것은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인 데다 세계적으로 인수합병(M&A)이 늘어나면서 거래 성사에 따른 수수료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월가맨들이 12월에 거액의 보너스를 추가로 받으면서 뉴욕시가 이들에게서 추가로 징수하는 세금만 5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고 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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