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반환 D-40]자정 主權이양직후 英총통 출국

  • 입력 1997년 5월 21일 20시 08분


《오는 6월30일 주권반환을 불과 40일 앞둔 홍콩의 모습은 외형적으로는 주권반환이라는 세기의 이벤트가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평온한 모습이다. 시내를 달리는 2층 버스가 「경축 회귀(慶祝 回歸)」라는 문구를 붙이고 다닐뿐 시내 번화가에는 홍콩 반환과 관련된 어떤 외형적 변화도 아직은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현지 언론들엔 1백일전부터 반환특집이 시작돼 연일 이에관한 기사가 넘쳐나고 있어 시민들의 담담한 표정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시민들의 평온과는 달리 주권반환식과 관련된 구체적인 행사 내용과 절차 등은 확정되어 가고 있다. 세계인의 관심을 모을 주권반환식 행사는 6월30일 밤 11시30분부터 컨벤션센터 5층 대회의장에서 거행된다. 영국과 중국의 군의장대 및 군악대가 입장한 후 江澤民(강택민)중국 국가주석과 찰스 영국왕세자의 치사로 반환식은 시작된다. 주권이양 시각은 30일 자정. 양국 군악대의 국가 연주 속에 영국국기와 홍콩정청기가 내려지고 중국국기와 홍콩특별행정구기가 게양되는 것으로 공식 반환식은 끝난다. 주권이양이 끝나면 찰스 왕세자와 패튼 전총독 등 영국 대표들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옆문을 통해 퇴장, 컨벤션센터 앞 부두에 정박중인 영국 왕실 요트인 브리테니아호를 타고 홍콩을 떠난다. 이어 오전 1시. 같은 장소에서 특구성립 의식이 시작돼 행정장관과 행정회의 의원, 임시 입법회 의원, 대법관들의 취임선서가 이어진다. 오전 2,3시경에는 입법국이 임시 입법회 의원들의 첫 회의를 소집, 홍콩정청 소유 재산과 채권의 홍콩특별행정구로의 이양 및 공무원들의 소속 이전 등을 규정하는 홍콩회귀법을 정식 통과시킨다. 이로써 반환의 법적절차가 마무리된다. 홍콩에 주둔할 인민해방군 본대는 이날 새벽 여명기에 육로를 통해 홍콩에 진주한다. 홍콩반환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모여들 취재진의 숫자는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도는 8천4백23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20개 언론기관에서 1백14명이 취재신청을 해놓고 있다. 이처럼 보도진이 몰려들자 홍콩당국은 보도진의 취재편의 제공에 있어서도 홍콩 특유의 장삿속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컨벤션센터 7층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는 신문 방송별로 개별 회사 부스를 만들어 신문의 경우 전화선이 깔린 가로 세로 3m 크기의 부스 하나에 1백30만원 정도를 받는다. 방송은 약간 더 큰 크기에 기본요금만 6백70만원의 가격이 매겨져 있으나 이미 동이 난 상태. 심지어는 컨벤션센터 앞 도로와 인근 공터에도 가로 4m 세로 3m의 야외 스튜디오 설치용 선을 그어놓고 약 1천만원을 받고 있는 등 모든 취재활동이 돈과 직결되어 있다. 한편 홍콩정부는 주권반환의 축제분위기 조성을 위해 15억원을 들여 홍콩섬 중심가와 구룡반도의 번화가인 침사초이 일대 등의 대형빌딩에 휘황찬란한 오색등을 장식키로 했다. 「찬란하게 빛나는 홍콩」이라는 주제를 가진 이 장식등은 9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감싸안고 있는 그림과 선녀가 꽃을 뿌리는 자태 등 중국의 전통 그림으로 꾸며져 홍콩의 야경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홍콩〓정동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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