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이 주식]집토끼 잡으니 주가 ‘생각대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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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SK텔레콤은 지난달 10년 이상 장기 가입 고객을 초청해 ‘골프와 라이프’를 주제로 문화행사를 열었다. ‘VIP 위크’로 이름 붙인 이 행사는 앞으로 매년 가을에 열릴 예정이다. 이미 레드오션이 돼 버린 휴대전화 시장에서 장기 고객이 이탈하는 것을 막는 것이 이익 창출의 출발점이라는 SK텔레콤의 영업전략이 반영된 행사다.

○ 우량고객 지켜 이익 상승

SK텔레콤의 가입자 해지율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2009년 2분기(4∼6월) 3.2%였던 해지율은 올해 9월에는 1.9%까지 낮아졌다. SK텔레콤 측은 “기존 고객이 단말기를 변경할 때 할인 혜택을 주는 것 등 경쟁 패러다임을 ‘남의 가입자 빼앗아오기’에서 ‘우리 가입자 지키기’로 변경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집토끼 지키기’ 전략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함께 가져왔다. 올해 SK텔레콤의 마케팅 비용은 9070억 원(1분기)에서 8270억 원(3분기)으로 줄어들었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특히 단말기 보조금 부분에서 비용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입자 한 명당 평균 매출액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가입자 가운데 아직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고 3세대(3G)를 사용하는 가입자가 많기 때문이다. 전민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입자 가운데 LTE 사용자 비율이 올해 말 49.6%에서 내년 말에는 61.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3G보다 요금이 비싼 LTE 서비스의 특성상 고객당 매출액도 올해보다 3%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텔레콤 측은 광대역 LTE와 LTE-A 등 초고속 LTE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데도 경쟁사보다 강점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동안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SK텔레콤의 실적을 높여줄 수 있는 요소로 지목된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까지는 5세대(5G) 서비스가 시작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며 “LTE 설비 관련 투자는 계속되겠지만 SK텔레콤은 가입자가 경쟁사보다 많아 투자 효용성도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그 외에도 SK텔레콤은 헬스케어 서비스, 유무선 인터넷TV(IPTV) 서비스 등의 매출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어 앞으로 비통신 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회사 실적을 추가로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 주가 조정 가능성도 있어

전문가들은 향후 SK텔레콤의 실적을 크게 해칠 만한 대형 악재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기적인 비용 증가나 주가 하락 등의 우려는 남아 있다.

지난달 25일 SK텔레콤 주가는 1년 새 최고가(23만6500원)를 기록한 뒤 하락세로 돌아섰고 이날 21만7000원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와 KT의 주가도 함께 하락하는 등 통신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들이 통신 관련주를 순매도했기 때문이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통신 관련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외국인들이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주식을 팔아 단기적 조정 국면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고객 유지 전략으로 기기 변경에도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4분기 마케팅 비용이 소폭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SK텔레콤#우량고객#주가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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