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근무중 회사 건물서 불나면 당신은 어디로 뛸건가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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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위기대처 시나리오 마련

김지현 기자
김지현 기자
당신이 근무하는 회사 건물에서 갑작스레 불이 난다면 일단 어디로 달려갈 겁니까? 엘리베이터에 타실 겁니까? 방독면을 찾으실 겁니까? 끔찍한 상상이지만 미리 해두지 않으면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삼성은 최근 사내(社內) 홈페이지에 ‘긴급 점검’이라는 제목으로 주요 사옥과 사업장별 위기 발생 시 대처 시나리오를 소개했습니다. 사업장별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거나 지진 등 자연재해가 닥쳤을 때 대피 요령 등을 알리는 시리즈물입니다. 현재까지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태평로 삼성본관, 삼성전기 편이 나갔습니다. 삼성 관계자는 “평소 보안 때문에 사내 홈페이지 내용은 화면 캡처도 금지돼 있지만 이번 내용은 이례적으로 출력해 들고 다닐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리즈물에 따르면 화재나 지진 시 승강기는 절대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승강기는 화재 발생 시 연기의 굴뚝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연기로 질식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화재 발생 지점보다 높은 곳의 직원은 옥상으로, 낮은 층의 직원은 계단을 이용해 1층으로 대피해야 합니다. 방독면도 아무나 쓰면 안 됩니다. 마지막까지 직원들을 대피시키는 대피 유도요원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카드, 삼성생명 등 금융사가 많이 입주해 있는 삼성본관은 어떨까요. 어떤 상황에도 주요 데이터를 백업하고 고객 서비스를 이어나가는 ‘업무 연속성 계획(Business Continuity Planning)’을 염두에 두고 대피합니다. BCP 관련으로 지정된 임직원들은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중요 자료를 모두 챙긴 뒤 1층에서 대기하는 회사 버스에 탑승해 안전한 건물로 자료를 옮깁니다. 삼성전기는 각 건물과 공정의 특성에 맞춘 비상대응 시나리오만 147개입니다.

‘안전은 연습이고 체험이다.’ 이번 시리즈물에서 본 가장 인상 깊은 문장입니다. 최신 소방시설과 완벽한 매뉴얼을 갖춰도 정작 위험한 순간에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개인별로, 조직별로 위기 발생 시 각자 해야 할 일을 숙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지현 기자·산업부 jhk85@donga.com
#삼성#위기대처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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