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재테크]노후준비는 현재와 미래의 균형잡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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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필 NH투자증권 연구위원
서동필 NH투자증권 연구위원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순간은 언제 찾아올까요?” 플라톤이 묻자 스승인 소크라테스는 넓은 보리밭에서 잘 익은 보리 이삭을 따오라고 시켰다. 플라톤은 보리 농사가 잘돼 어렵지 않은 일이라 생각했지만 빈손으로 돌아왔다. “보리밭에 들어가니 잘 익은 보리 이삭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에 더 나은 보리 이삭이 있을 거 같아 계속 나가다 보니 보리밭을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소크라테스는 “모든 희망을 내일에 걸지 마라. 네가 숨쉬고 있는 지금이 가장 소중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소크라테스도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인간이 낫다”는 말을 했다. 당장 눈앞의 편리와 안락보다는 미래의 이상과 자아를 위해 고민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두 일화가 조금 상충되는 듯하다. 하나는 현재를 강조하고 다른 하나는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미래를 지향하고 있다. 결국 현재와 미래는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우리 인생인 것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재무적 은퇴 준비가 중요해졌다. 소크라테스 일화에 빗대 보자면 은퇴 준비는 현재와 미래가 얽혀 있는 실타래와 같다.

은퇴 준비는 현재와 미래 사이의 균형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현재의 편리와 쾌락을 위해 현재만 강조해서도 곤란하고 아직 오지도 않은 은퇴 후의 삶을 위해 미래만 걱정해서도 안 된다.

어른이 돼서도 아이처럼 순간적 즐거움만 추구하는 ‘어른아이’ 같은 태도도, 아이임에도 지나치게 미래를 걱정하는 ‘애늙은이’ 같은 태도도 은퇴 준비에서는 지양해야 한다.

현재와 미래의 재무적 균형을 맞추는 방법은 간단하다. 현재 벌고 있는 부를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를 위해서도 소비하는 것이다. 미래를 위한 소비는 저축을 뜻한다. 단순히 돈을 쓰지 않고 모으는 전통적 방법도 있고 연금을 통해 미래 월급을 만들어 가는 방법도 있다. 100세 시대 은퇴 준비는 연금이 중심이 되는 게 바람직하다. 전통적 저축 방법은 체계적인 소비 계획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자칫 노후 파산을 맞을 수도 있지만 연금은 평생 월급 개념이기 때문에 파산의 우려가 없다.

연금 기능이 있는 금융 상품 중 최근 연말정산 논란과 맞물려 주목받는 것이 있다. 바로 직장인이 퇴직금을 운용할 수 있는 개인형퇴직연금(IRP)이다. 작년까지는 이 상품에 납입한 금액 중 400만 원까지 소득공제가 됐지만 올해부터는 700만 원까지 확대돼 추가로 39만 원가량의 세금을 더 돌려받을 수 있다. 700만 원을 꽉 채울 경우 돌려받는 세금은 92만 원이 넘는다. 수익률로 따지면 10%가 넘는 셈이다.

개인마다 노후 준비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변하지 않는 원칙은 현재와 미래의 적절한 균형을 잡는 것이다. 이 균형을 잡아 주는 좋은 수단 중 하나가 연금이다.

서동필 NH투자증권 연구위원
#노후준비#재테크#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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