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 광고]현대차 ‘쏘나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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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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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어라, 은유로 표현한 자신감

다른 광고도 마찬가지지만 자동차 광고는 특히 만들기가 어렵다. 자동차는 2만5000여 개의 부품으로 만들어진 첨단 기술의 집합체인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패션 이상의 개성을 표현하는 소비재다. 광고를 만들 때마다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깊어간다.

특히 총체적인 품질인 ‘성능’을 이야기하려면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쉽게 인식할 수 있을까’라는 어려운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자동차의 성능을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 ‘잔 고장 없음’, ‘우수한 드라이빙’ 등과 같은 표현으로 전달된 이미지가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자동차의 성능이다.

24년간 국내 대표 중형 세단으로 끊임없는 변신을 거듭해 온 현대자동차 쏘나타. 이번에도 ‘2.4 GDi’ 모델을 내놓으면서 최고출력 201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강력한 동력성능과 L당 13.0km라는 동급 차량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연료소비효율(연비)을 보여줬음에도 소비자에게 성능 면에서 놀랍다고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는 게 고민이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생각해 낸 방법이 일명 지렛대, ‘레버리징(Leveraging)’ 효과다. 레버리징이란 본래 외부로부터 자본이나 자금 따위를 들여와 이용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를 이용해 쏘나타 2.4 GDi가 멋지게 질주하면 길에 서 있던 다른 차들이 쏘나타의 당당함에 밀려 벽이나 숲 같은 배경의 보호색으로 자신을 숨긴다는 내용으로 광고를 제작했다.

광고가 나가자마자 바로 이 ‘숨는 차’에 대한 정체가 화제가 되고 있다. 사실 최근 소비자들은 국내에 속속 선보이고 있는 수입차에 대해 막연히 품질이 좋을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는 은유와 상징을 활용해 수입차보다 현대차가 더 우수한 성능을 갖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 주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요즘 세간에 논란이 일고 있는 것처럼 처음부터 특정 수입차 브랜드를 염두에 두고 광고를 제작한 것은 아니다. 다만 중형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수입차 가운데 비슷한 급으로 인식되는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연상하는 것 같다. 쏘나타 2.4 GDi 모델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런 연상이 반갑기도 하다.

정작 이번 광고를 제작하면서 가장 골치 아팠던 점은 ‘눈’이었다. 이번 광고는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던 이달 초에 촬영을 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가 보는 광고에는 눈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배경에는 촬영 스태프와 컴퓨터 그래픽팀의 노고가 있었다.

폭설에도 촬영 일정을 조정할 수 없었던 터라 오전 4시만 되면 촬영 스태프가 모여 촬영지의 눈을 치우기 위해 나섰다. 촬영이 시작되면 다음 촬영지의 눈을 치우느라 다들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촬영이 진행된 경기 파주 출판단지와 송도, 그리고 여의도 일부 지역은 우리 촬영팀 덕택에 제설작업이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촬영 스태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카메라에 잡힌 일부 눈은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제설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화사한 거리 풍경을 연출할 수 있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중형 세단 신형 쏘나타. 소비자들로부터 진정 ‘아트 오브 테크놀로지’라는 평가가 내려지길 기대해 본다.

강정구 이노션 광고1본부 기획1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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