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자들은]은행 금리 조금씩 오르니…

  • 입력 2009년 9월 11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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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해지해도 이자율 높은 예금에 몰려

고금리 상품 갈아타기 유리… 향후 본격 금리상승에 대비

부자들은 은행 예금 금리가 낮았던 상반기에 머니마켓펀드(MMF), 3∼6개월 만기의 단기예금, 단기채권 투자형상품에 가입한 뒤 금리 상승을 기다렸다. 출구전략 이야기가 나오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던 5월 이후에 국공채 금리가 상승하더니 최근 은행 예금 금리도 오르고 있다.

그동안 금리 상승을 기다렸던 부자들은 은행 예금상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MMF에서는 6조4669억 원이 빠져나간 반면 은행권 수신은 13조4561억 원이나 늘었다. 자산가들이 다시 은행 예금에 눈을 돌리자 은행들은 발 빠르게 새로운 예금상품을 내놓고 있다.

○ 금리 상승기 별난 예금 신상품

최근 자산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예금 상품은 만기일 이전에 해지해도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 부자들은 향후 금리가 좀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에 현재 금리 수준의 예금 상품에 돈을 오래 넣길 꺼려한다.

얼마 전 하나은행이 선보인 ‘하나 3, 6, 9 정기예금’은 시중금리가 하락할 때 만기까지 보유하고, 금리가 오르면 3개월마다 해당 일에 중도 해지해 고금리 신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 가입 3개월 뒤 해지해도 일반적인 정기예금 중도 해지율보다 최고 2.0%포인트나 높아 단기로 예금을 굴리며 향후 금리상승기에 대비하려는 부자가 많이 가입했다.

신한은행의 민트적금은 가입자가 주택 구입, 결혼, 출산, 이사 비용 마련을 위해 중도 해지하면 약정이율을 그대로 적용해 준다.

현재 은행들이 내놓는 고금리 예금상품은 금리 상승이 본격화될 수 있는 내년엔 일반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은 수준일 수 있다. 하나와 신한은행의 상품은 자산가들이 단기로 자금을 운용하면서 언제든지 새로운 고금리로 갈아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자산가가 많이 찾는 색다른 정기예금들은 이미 가입한 예금에 추가 입금을 자유롭게 하면서 추가 입금액에도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 미국 국세청의 시민권자 금융자산 추적

미국 시민권을 가진 국내 자산가들은 9월 들어 큰 고민거리가 생겼다. 미국의 국세청(IRS)과 재무부가 미국 시민권자와 미국에서 주로 거주하면서 사업을 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금융자산 추적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국 이외의 국가에 보유 중인 금융자산을 자진해서 신고하고 해당 자산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내지 않은 세금을 IRS에 자진해서 납부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IRS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미국 시민권자 등을 대상으로 자진신고 납부하도록 홍보하고 있는데 이번에 신고 납부기한을 9월 23일까지로 연장했다. 특히 최근 스위스 은행인 UBS가 미국인 부유층 고객 중 탈세 혐의가 있는 수천 명의 명단을 미국 측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초점이 되고 있다.

미국 시민권이 있는 국내 부자들은 혹시라도 한국 내 금융자산과 소득에 대한 신고 납부가 누락되어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들은 고문세무사나 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서둘러 점검하고 있다.

최봉수 하나은행 방배서래 골드클럽 PB팀장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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