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인사이트]해외부동산 투자시 환 헤지 전략

  • 입력 2008년 12월 1일 02시 59분


《국내투자자들은 외국 부동산에 투자할 때 환 헤지(위험회피)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불행히도 최근 같은 고환율의 덕을 보지 못하게 됐다.

대기업부터 일반 가계에 이르기까지 경제 주체들에는 금리, 외환, 주가가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그중에도 요즈음 같은 세계적 금융 위기 속에서는 외환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경제 변수가 됐고 이에 따라 경제 주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에 발생한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

주로 중소수출업체들이 원화가 강세일 때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가입한 키코(KIKO) 거래 때문에 막대한 손실을 입고 도산한 기업까지 생겼다. 거래금액의 2, 3배까지 고환율로 외화를 상환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수주에서부터 인도까지 2, 3년이 걸리는 조선업계는 환차손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다. H조선은 3년 전에는 외환 헤지를 하지 않아 상당한 손실을 봤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환 헤지를 너무 많이 해 고환율 덕도 보지 못하고 거액의 손실을 입고 있다. 반면 H중공업은 최근 환 헤지를 하지 않아 거액의 추가 이익을 보고 있다고 한다.

A항공사는 경쟁사와 달리 일부분만 적절히 헤지를 하고 나머지는 현물환으로 결제함으로써 최근의 외환파고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사례들이 해외 부동산 또는 펀드 투자자에게 시사하는 것은 무엇인가.

첫째, 환 헤지 대상이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투자(investment)’ 개념인가, 아니면 무역거래나 외화차입 같은 ‘트레이드(trade)’ 개념인가를 구분해야 한다. 트레이드 개념이라면 원가를 미리 확정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므로 일정 부분 헤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투자의 개념은 이미 그 나라 경제와 특정 상품을 사는 것이므로 환 헤지를 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다. 국내 주식을 사는 외국인들도 대부분 미리 환 헤지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둘째, 투자금액이나 거래금액의 100%까지 환 헤지를 하는 것은 과잉이다. 투자 개념(부동산, 주식투자)의 경우는 원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외화차입금같이 원금이 줄어들지 않는 경우에 일정 부분 헤지할 수 있으나 아무리 많아도 40% 이하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물환 거래를 통한 환 헤지는 기본적으로 제로섬게임이므로 100% 헤지는 또 다른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환 헤지를 할 때 스스로 개념을 갖고 기본 전략을 세운 뒤 거래 금융기관과 상담을 해야 한다.

외환 헤지 문제는 지금까지는 일반투자자가 알 필요 없는 전문가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외환자유화, 자본자유화가 선진국 수준으로 됐다. 국내투자자도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기본적인 원칙에 대해서는 개념을 갖고 투자해야 하는 복잡한 세상이다.

이방주 부동산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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